누리호 발사대 시스템을 만든 장중배 기장(왼쪽부터), 한상용 현장소장, 김희헌 책임엔지니어.
누리호 발사대 시스템을 만든 장중배 기장(왼쪽부터), 한상용 현장소장, 김희헌 책임엔지니어.
현대중공업 나로센터 한국형 발사대 현장소장을 맡은 한상용 소장은 누리호 발사 성공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한 소장은 24일 “장치마다 수백 번 테스트하며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며 “순수 국내 기술 발사체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으로 보상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누리호 사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로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ehicle Holding Device)’ 공사를 꼽았다. 지상고정장치는 모두 4개로 구성돼 발사체를 네 방향에서 고정한다. 발사 과정에서 4개가 동시에 해제돼야 하기 때문에 정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한 소장은 “지상고정장치 작동 속도를 결정하는 유압실린더, 발사체 고정을 담당하는 접시스프링 등을 수백 번씩 테스트하며 설계를 변경했다”며 “반복된 시험, 조정, 보완 등을 거쳐 결국 조건을 충족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다. 46m 높이의 초록색 구조물인 엄빌리칼 타워는 누리호에 액체연료를 주입하고, 자세 제어계 등을 점검하는 핵심 설비다.

발사대 시스템 지상 기계 설비를 담당한 현대중공업의 김희헌 책임엔지니어는 “엄빌리칼 타워는 누리호가 뿜어내는 3000도가 넘는 화염을 견뎌내는 기술이 필요했다”며 “국민적 관심을 받는 발사가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본사와 숙소가 있는 울산에서 차로 네 시간 이상 떨어진 나로우주센터에서 근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중배 현대중공업 기장은 “6주 동안 한 번도 울산에 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며 “국가적 사업에 참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2027년까지 네 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들의 업무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가적 사업 성공을 위해 발사대 사업 관련 인력과 기술 지원은 유지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소속 엔지니어 10여 명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현장에 상주하며 밤낮없이 업무를 수행했다.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현대중공업은 6000㎡ 규모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하는 것은 물론 제작과 설치, 발사 운용까지 도맡아 수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