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래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현장에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 입니다.

특히 글로벌 1등인 K-배터리 전문가들은 영입 0 순위,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강미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한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내연기관 시대를 끝내고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사건입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올 4월 뉴스위크 선정 '올해의 선지자' 수상소감): 현대차그룹이 이뤄낼 이동의 진화는 인류에게 더 가치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핵심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인력난입니다.

2030년까지 미래차 부분에서 부족한 인력은 3만 5천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기술력과 국산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은 현재 1천 여명에 불과합니다.



현대차는 적어도 1만 명의 정보기술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항구/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인력 풀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패러다임 전환이 굉장히 빠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력의 이동이 생기는 거죠. ]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2030년까지 배터리 전문가 2만 5천 명이 더 필요한 상황.

특히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은 국내에서만 약 1천 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선양국/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반도체 공정은 기계로 자동화돼 있지만 배터리 쪽은 손을 많이 타서 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합니다. 현재 배출되는 인력의 약 10배 정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탑 클래스인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인력 빼가기 문제로 수조원 대 국제소송까지 가는 홍역을 치렀습니다.

치열한 인력전쟁은 막 시작됐을 뿐. 2025년을 기점으로 폭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5년은 미국 배터리 시장이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 양산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업계 헤드헌터 관계자(녹취): 못해도 1~2년 전에는 (인력확보)를 해야 장비를 (설치)해서 시제품도 뽑아보고 셋업하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도 어려운데 한국이 미국을 가게 되면 소재나 장비업체들 따라가게 될 텐데 (사람을) 어디서 구하나…]

국내 대기업도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암담합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두 기술 경쟁력 갖추려면 관련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데, 산업의 뿌리가 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인재 전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충북 오창에 있는 한 배터리 소재기업은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경력직 채용의 경우 이전 회사에서 소송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을 뽑아놓고 아예 1년간 쉬게 하는 실정입니다.

[공효식/A배터리 소재업체 HR담당 상무: 1년 이상 다른 업체에서 근무한 뒤 입사하거나 개인적인 휴지 기간을 통해 기간을 두고 그 이후에 입사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문이 밀려들어와도 개발할 사람이 없고, 공장을 지어도 돌릴 사람이 없는 것이 글로벌 1위 K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
"소송 무서워 1년 쉽니다"…스카우트 표적 K-배터리 [인재전쟁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