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자 세 명 중 두 명은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물론 카드 캐피털 보험사 등 다른 2금융권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았다.

저축은행 대출자, 셋 중 둘은 다중채무
21일 한국은행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 전체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 비율은 67.5%였다. 이 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 64.9%에서 2020년 65.2%로 소폭 올랐다가 지난해 1년 만에 2.3%포인트 뛰었다. 은행(25.2%) 상호금융(29.0%) 여신전문금융사(46.5%) 등 다른 업권에선 다중채무자 비율이 오히려 줄거나 상승폭이 1%포인트 안팎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대출금도 저축은행 전체 대출잔액의 75.9%에 달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급전이 필요한 개인이나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이 저축은행으로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다중채무자는 여러 금융사에 빚을 지고 있는 만큼 일단 한 번 연체에 빠지면 ‘연쇄 부실’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특히 저축은행 다중채무자는 은행을 비롯한 다른 업권에 걸쳐 대출을 받기보다 저축은행 여러 군데서 돈을 빌린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저축은행에 집중된 다중채무자는 불량률도 높다. 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저축은행 다중채무자의 불량률(전체 차주 중 부실차주 비율)은 대출금액별로 7~10%대에 달했다. 은행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불량률 2~4%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팽흠 예금보험공사 팀장은 “저축은행 다중채무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 채무상환 능력이 취약하다”며 “잠재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 위험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