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법렬 KB증권 대체금융본부장 "우량주 장기투자로 돈버는 시대 끝나…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자산 발굴해야"
“기관과 거액 자산가의 투자 방식이 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윤법렬 KB증권 대체금융본부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량주를 꾸준히 사 모으면 큰돈을 번다는 것은 옛말이 돼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기업 투자만으로는 안전하게 자산을 불리기 어려워졌다”며 “최근 수년간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 자산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노후를 위한 안전한 자산 관리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예금이나 국고채 등 금리 수익은 실망스럽다 보니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이 커졌다”며 “초대형 증권사들도 좋은 상품을 더 많이 발굴하고 공급하려는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8곳의 해외 대체투자 보유(익스포져) 규모는 작년 6월 말 현재 19조8000억원에 달한다. 8개사 자기자본 합산 금액의 42.4%에 해당한다.

KB증권은 대체투자 자산을 매입한 뒤 기관투자가나 자산가 고객에게 공급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대체금융본부를 2019년 신설했다. 국내외 오피스빌딩 등 실물자산의 매입과 상품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자금조달과 상장 등이 주요 업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앞서 금융변호사로 활동한 윤 본부장은 “KB증권이 파는 상품이라면 믿고 투자할 만큼 면밀한 실사 능력을 갖추는 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경험을 살려 좋은 자산의 발굴부터 공급까지 최고의 업무 절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전후 일부 해외 대체투자 자산이 부실화한 탓에 인력과 비용을 더 투입해서라도 실사를 강화해 문제없는 상품을 공급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임차인 분석이 용이한 선진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빌딩 위주로 투자해왔다. 그 덕분에 미매각을 포함한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초대형 증권사 중 가장 낮은 편이다.

최근 가파른 물가 및 금리 상승의 영향과 관련해 윤 본부장은 “집을 살 여력이 줄어드는 것처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단기적으로는 악재”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대체투자의 안정성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자산 가격과 임대료 상승도 가져온다”며 “최소한 3년, 5년 이상을 바라보고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