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물류 1위 태웅로직스, 매출 1조 '눈앞'
‘3자물류(3PL)’는 화물의 주인(화주)을 대신해 화물 운송과 관련된 업무 전반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제조사의 구매부서를 대신해 부품 수급을 맡거나 해외영업부서의 업무를 대신해 완제품 수출을 책임지는 식이다. 개별 회사가 직접 필요한 화물 운송 및 통관 업무를 처리하는 ‘2자물류’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태웅로직스는 국내 1위 3자물류 회사다. 2019년 12월 3자물류 회사 중 유일하게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폴리에틸렌, 실리콘 등 주요 원자재로 쓰이는 고상화물(고체성화물)부터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 계열 액상화물(액체성화물), 해외 플랜트 시공에 사용되는 대형 기자재 등 프로젝트화물을 전문으로 운송한다.

3자물류 1위 태웅로직스, 매출 1조 '눈앞'
미국과 중·남미부터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세계 10여 개국에 해외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에 운송하는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32만 개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3자물류 2위 회사보다 연간 두 배 가까이 많은 화물을 처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매출은 9390억원, 영업이익은 793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태웅로직스가 올해 매출 9405억원에 영업이익 812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태웅로직스는 화주와 운송계약을 맺은 뒤 최적의 조건을 찾아 조합한다. 컨테이너선을 이용한 선박화물, 대륙을 관통하는 기차화물, 비행기를 이용한 항공화물과 근거리 트럭화물 등이 포함된다. 여러 화주에게 의뢰를 받아 전체 운송 물량을 늘린 뒤 각 해운회사나 철도회사와 계약을 맺기에 가격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한다. 개별 회사가 2자물류 방식으로 소규모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운송할 수 있다. 관세 처리 및 창고 보관 등의 업무도 대행한다.

3자물류 1위 태웅로직스, 매출 1조 '눈앞'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류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다. 한재동 태웅로직스 대표는 “지난해 국제 물류비가 전년 대비 평균 2.5배 이상 늘었으며 물동량도 15%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최근 1년 사이 3배(2020년 3413억원) 가까이 뛰었다. 한 대표는 “장거리 화물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크다”며 “중국에서 칠레로 가는 장거리 화물은 운송비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컨테이너당 1만50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이 잦아들면 실적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한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경영난에 빠진 국제선사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진 까닭에 화물 운송을 맡아줄 선박회사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올 1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고점을 찍고 하락했으나 최근에 다시 소폭 상승하는 등 현재 수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태웅로직스의 주요 거래처 중에는 동유럽에 있는 국내 2차전지 제조사들의 현지 공장도 있다. 주요 원자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을 경유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 한 대표는 “아직 러시아 쪽 물류가 막힌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가는 최근의 증시 침체에도 ‘선방’하고 있다. 16일 주가는 전일 대비 8.64% 급락했지만, 여전히 지난달 초보다는 37%가량 오른 6450원을 기록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