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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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지속해서 줄고 있지만, 금융지주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순이익 예상치는 4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42% 늘어난 수준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 1분기(4조6399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하겠지만, 2개 분기 연속 4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예상치는 KB금융지주가 1조2874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지주(1조2481억원) 하나금융(9606억원) 우리금융(812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 수익의 기반이 되는 가계대출은 5개월째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전월 대비 1조3302억원 감소하면서 잔액은 701조615억원을 기록했다. 5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해 들어서만 가계대출은 총 7조9914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5개월째 연속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영업점 등 내부에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통상 대출잔액이 줄면 이자 이익이 감소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 이익의 감소세를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월에 이어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것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0.5%였던 기준금리는 이달 1.75%로 1.25%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연 4.048~6.39%로 지난해 말(3.6~4.97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단을 따져보면 무려 1.412%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3.42%로 급증한 결과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3.71~5.07%에서 연 3.55~5.348%로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높아졌다. 1분기 4대 은행 NIM은 평균 0.05%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에도 NIM의 상승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NIM과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는 4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며 "이는 NIM 상승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로,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으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상승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자산 리프라이싱(재산정)이 본격화하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NIM 개선에 따른 이자 이익 증가로 올해 실적도 상당히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이자 이익은 37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