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시작되면서 ‘파킹통장’의 금리도 쑥쑥 오르고 있다. 금융사 간 자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루만 맡겨도 연 2~3%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파킹통장은 차를 잠깐 주차(파킹)하듯 원할 때 단기간만 맡겨도 쏠쏠한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을 뜻한다. 돈을 오래 묶어두고 싶지 않지만 이자를 한푼이라도 더 받고 싶은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이제까지 파킹통장계의 강자는 단연 토스뱅크였다. 아무 조건 없이 예치액 1억원까지 연 2%(세전)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 통장’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300만 명 넘게 가입했다. 가입자가 원하면 매일 이자를 받아 일복리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1억원 초과분은 연 0.1% 금리만 제공한다.
토스뱅크 '2% 이자'도 낮다…최고 年 3%짜리 '파킹통장' 등장
지난해 파킹통장 열풍의 진원지 격인 저축은행들도 잇달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수시입출식 보통예금인 ‘OK읏통장’의 최고 금리를 기존 연 1.2%에서 연 3%로 인상했다. 예치금 500만원까지는 최고 연 3%, 500만원 초과 금액은 최고 연 1%가 적용된다. 아무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기본 금리는 구간별로 각 연 2.8, 연 0.8%다. 나머지 우대금리 0.2%포인트는 다른 시중은행이나 증권사 오픈뱅킹에 이 계좌를 등록하기만 하면 받을 수 있다. 하나저축은행은 최근 ‘하이(High)하나 보통예금’을 선보였다. 3000만원까지 최고 연 2.5%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다. 기본금리는 연 1.5%지만 우대금리도 어렵지 않게 챙길 수 있다. 마케팅 등에 동의하면 0.3%포인트, 종이통장 없는 계좌로 개설하면 0.1%포인트를 주고, 나머지 0.6%포인트는 매달 말 잔액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월말 잔액이 3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이면 0.2%포인트,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이면 0.4%포인트, 200만원 이상이면 최대인 0.6%포인트를 준다. 3000만원 초과 금액은 기본금리인 연 1.5%가 적용된다.

토스뱅크의 성공 사례를 본 다른 은행들도 연 2%에 육박한 금리를 내건 파킹통장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에 1인당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원) 이상 맡기기 부담스럽다면 이용해볼 만하다. SC제일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영업점에서 일복리저축예금(MMDA)에 1억원 이상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신규일부터 최장 60일간 매일 최고 연 1.9%의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복리 상품으로 매일 잔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예치 자금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1인당 최대 가입 한도는 20억원이다. 모집 한도 2000억원이 소진되면 이벤트는 조기 종료된다.

산업은행은 ‘KDB하이(Hi) 비대면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최근 연 1.85%로 올렸다. 금액 제한이나 조건 없이 예치금 전액에 대해 연 1.85%만큼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파킹통장을 여러 개 만들려면 통장마다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둬야 한다. 금융사들은 보이스피싱 방지 등을 위해 20영업일 내 다른 금융사에서 수시입출금 계좌를 개설한 이력이 있다면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