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다.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데 이어 공장 폭발 사고가 터진 에쓰오일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간한 ‘에쓰오일 사업장 설비 사고에 대한 견해’ 보고서에서 “ESG 중 사회 이슈 기준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시장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에쓰오일의 산업재해 리스크를 유심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도 에쓰오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사고로 인한 실질적인 공정 차질과 영업실적에 대한 영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재해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산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붕괴 사고 여파로 HDC현산의 수주 경쟁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산업재해 위험은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천NCC는 2월 시행한 2000억원가량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라는 결과표를 받았다. 전남 여수 석유화학 공장 폭발 사고로 연기금 등 투자기관들이 등을 돌렸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E(환경)와 G(지배구조)에 이어 S(사회)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ESG 요소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정했다. 특히 민자발전(석탄), 건설, 조선,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을 S 이슈에 취약한 산업으로 분류했다. 산업재해에 따른 다양한 규제나 소송 위험에 휘말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장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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