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률 상위 10개 중 7개, 국내외 성장주 토대 ETF
올해 성장주 ETF 수익률 '뚝'…공급망 이슈에 원유·농산물↑
글로벌 긴축 움직임 속 게임과 인터넷 등 국내외 성장주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ETF는 49.55% 하락했다.

러시아 증시 충격으로 폭락한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68.12%)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TIGER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는 국내 증시의 대표 성장주인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2배 수익률로 추종한다.

'KODEX 미국나스닥100 레버리지(합성H)' ETF가 47.81% 떨어져 그 뒤를 이었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대표 종목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해당 지수에 포함된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 주가가 급락한 충격으로 고스란히 받았다.

트위터, 메타, 페이팔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 10개 종목을 토대로 하는 'KINDEX 미국IT인터넷 S&P' ETF도 41.81% 떨어졌다.

국내 대표 게임·인터넷 종목을 담은 ETF도 일제히 하락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KODEX 게임산업'(-40.82%), 'TIGER K게임'(-40.43%), 'HANARO Fn K-게임'(-39.82%), 'KBSTAR 게임테마'(-39.29%), 'TIGER KRX 인터넷 K-뉴딜'(-37.71%), 'TIGER KRX 게임 K-뉴딜'(-37.71%) 등이 줄줄이 40%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하락률 상위 10개 ETF 중 7개 종목이 국내외 성장주를 토대로 한 ETF였다.

이들 ETF의 낙폭이 컸던 것은 전반적 증시 침체에 글로벌 성장주에 대해 불리한 증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에 더 큰 타격을 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유동성 환경에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부여받으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만큼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낙폭도 큰 모습이다.

'KBSTAR 게임테마', 'TIGER K게임' ETF는 작년 한 해 각각 68.99%, 67.72% 뛰어 상승률 상위 3, 4위에 오른 바 있다.

이들 ETF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대표 게임주들을 공통으로 담고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게임 산업은 이익 전망치가 높았던 것도 있었지만 대체불가토큰(NFT)이나 메타버스 등 각종 테마를 반영해 작년까지 크게 올랐다"며 "성장성을 바탕으로 많이 상승했던 양상이 (현재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고물가·고유가 환경 속 원유나 원자재를 토대로 하는 ETF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오른 ETF는 미국 증시의 주요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로 65.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초지수 구성 종목 중 엑손모빌, 셰브런 등은 유가 급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59.81%), 'KODEX WTI원유선물(H)'(59.50%),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49.94%) 등이 수익률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 'KODEX 3대농산물선물(H)'(31.73%),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31.26%), 'KODEX 콩선물(H)'(29.14%) 등 농산물 관련 ETF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각국의 농산물 수출 제한 영향으로 30%가량 치솟았다.

올해 성장주 ETF 수익률 '뚝'…공급망 이슈에 원유·농산물↑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전망치가 견조한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 관심을 둘만 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에 고삐를 죄고 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퀀트전략팀장은 "시장 유동성이 빠지고 있어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앞으로도 인터넷이나 게임 업종에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 팀장은 "주식은 시장 자체가 하반기에 쉽지 않다고 보고, 한국 국고채 ETF 같은 채권 ETF가 더 유리한 환경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락률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저점 매수에 진입하는 전략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DB금융투자 설 연구원은 "'어떤 종목이 40% 떨어졌으니까 30% 떨어진 종목보다는 더 많이 오를 거야'라고 보기엔 시장 전반적으로 다 같이 많이 빠진 상황"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 올해 ETF 상승률 상·하위 종목
(단위: %)
┌───────────────┬───┬─────────────┬───┐
│종목명(상승률 상위 10개) │등락률│종목명(하락률 상위 10개) │등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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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미국S&P에너지(합성) │65.23 │KINDEX 러시아MSCI(합성) │-68.12│
├───────────────┼───┼─────────────┼───┤
│TIGER 원유선물Enhanced(H) │59.81 │TIGER KRX BBIG K-뉴딜레버│-49.55│
│ │ │리지 │ │
├───────────────┼───┼─────────────┼───┤
│KODEX WTI원유선물(H) │59.50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 │-47.81│
│ │ │지(합성H) │ │
├───────────────┼───┼─────────────┼───┤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 │49.94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44.02│
│성H) │ │ │ │
├───────────────┼───┼─────────────┼───┤
│TIGER 라틴35 │32.23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43.60│
├───────────────┼───┼─────────────┼───┤
│KODEX 3대농산물선물(H) │31.73 │KINDEX 미국IT인터넷S&P(합 │-41.81│
│ │ │성 H) │ │
├───────────────┼───┼─────────────┼───┤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31.26 │KODEX 게임산업 │-40.82│
├───────────────┼───┼─────────────┼───┤
│KODEX 콩선물(H) │29.14 │TIGER K게임 │-40.43│
├───────────────┼───┼─────────────┼───┤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인버스(│28.88 │HANARO Fn K-게임 │-39.82│
│H) │ │ │ │
├───────────────┼───┼─────────────┼───┤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28.11 │KBSTAR 게임테마 │-39.29│
│X(합성 H) │ │ │ │
└───────────────┴───┴─────────────┴───┘
※ 자료 : 한국거래소, 1월 3일∼5월 27일 기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