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상승 우려에 금리 올리기로 결정"
"빅스텝 가능성은 낮지만 4회 연속 인상 전망"

"10월 또는 11월 추가 인상 전망"
"물가 상향위험 높다면 내년 2.75%까지 갈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히면서 매파(통화긴축 선호) 본색을 드러냈다. 시장에선 한은이 7월과 8월까지 연속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경우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5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지난 4월 1.5% 인상한 후 14년 9개월 만에 두 달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수정 경제전망에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경제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낮췄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4.5%는 2008년 7월에 전망한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가가 정점에 다다르고 상당히 유지될 것으로 우려돼 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개월(5~7월) 물가는 5% 이상 높아질 상방 위험에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가 물가 대응 의지를 강조하면서 전날 국고채 3년물은 장중 3.028%까지 오르면서 3%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추가로 이 총재는 "2월에 비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1%포인트 이상 훨씬 높아졌다"며 "시장이 예측하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2.5%까지 올라가는 것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7~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어떻게 되는지는 어떤 특정한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6, 7월에 나오는 자료들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함께 장단점을 비교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7월과 8월 연속으로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이 시장 예상보다 더 크게 상향된 가운데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립 수준까지 신속한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 따라 7월과 8월 회의에서 4회 연속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한다"고 판단했다.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연내 기준금리 전망을 2.25%에서 2.5%로 상향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과 8월까지 인상이 단행된 후 10월 혹은 11월 경제 체력 뒷받침과 물가 정점 여부를 확인하면서 2.5%까지 인상이 실시될 전망"이라며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현재 물가 전망보다 더 상향위험이 유입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2.75%에 도달할 가능성도 인정해야 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물가에 강한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만큼 7~8월 연속 인상을 전망한다"며 "10월 금통위 이전에 발표될 9월 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에 부합하거나 소폭 하회한다면 10월 금통위에선 동결 후 11월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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