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들의 예금 및 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르게 됐다. 우리은행은 27일부터 22개 정기예금 상품과 16개 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린다고 이날 밝혔다. 농협은행도 오는 30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25~0.3%포인트, 적금 금리는 연 0.25~0.4%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30일부터 22개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상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은행들의 정기예금(1년 만기,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연 1.93%였다. 이제 연 2%대 은행 정기예금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가계+법인)은 지난달 말 기준 660조6399억원으로 전달(659조4863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평균 금리는 연 2.75%다.

반면 대출 보유자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채 금리가 따라 오르고 예·적금 이자율이 높아지면 은행 입장에선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어서 대출금리를 올릴 유인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형(혼합형)이 연 4.16~6.41%, 변동형은 연 3.55~5.25%다. 금리 상승기가 본격 시작되던 작년 말부터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연내 연 7%를 찍을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있었지만 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