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6곳 성과평가 보니
문재인 정부때 '상대→절대평가' 전환
문재인 정부가 성과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기 전인 2017년만 해도 최우수 등급인 S를 받는 국책연구원이 적지 않았다. 2017년에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한국법제연구원이, 2016년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S등급 기관으로 꼽혔다. C나 D를 맞은 국책연구원도 연도별로 3~8곳가량 됐다. 연구 성과가 우수한 기관에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미흡한 기관에는 페널티를 주는 구조였다. 문재인 정부가 평가방식을 바꾼 2018년부터는 이런 구조가 깨졌다.
절대평가 도입 후 A등급 급증
2년째 'A·B등급'만 있는 국책硏 평가…'성과급 나눠먹기' 전락

2017년 이전의 연구기관 평가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졌다. 순위에 따라 등급을 부여했다. 2017년 평가 때는 경제·자원 분야와 인적·공공 분야로 연구기관의 특성을 분류한 후 각각 전체의 0~10%는 S등급과 D등급을, 20~30%는 A와 C등급을 주도록 했다. B등급 비중은 30~40%였다. 국책연구원 평가에서 S와 D등급 0~2개, A와 C등급 4~8개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법제연구원은 이 기준에 따라 분야별 1위를 기록해 S등급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평가방식을 100% 절대평가로 바꿨다. 평가항목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점수가 950~1000점이면 S등급을, 900점 이상~950점 미만은 A등급, 850점 이상~900점 미만이면 B등급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자 곧바로 S등급이 사라졌다. C등급 이하도 2018년 네 곳, 2019년 세 곳으로 줄더니 2020년부터는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A등급은 2018년 세 곳, 2019년 네 곳 등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 여덟 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열한 곳까지 급증했다.

절대평가는 ‘줄 세우기’를 막아 과당경쟁을 줄이는 측면이 있지만 등급 평준화로 이어지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쟁을 통한 성과 향상도 쉽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이유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100% 절대평가를 도입하려던 방침을 2020년 철회했다. 당시 공공기관운영회원회 민간위원들이 ‘성과급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반대하자 이를 수용했다. 이후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결합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평가의 변별력 상실”
국책연구원 평가가 절대평가로 이뤄지면서 기관장들의 성과연봉 나눠먹기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절대평가 도입 후 A등급 기관은 2018년 세 곳에서 지난해 열한 곳으로 늘었다. 성과연봉으로 4250만원을 받는 기관장이 많아진 것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조세와 교육, 통일, 농업 분야 연구 등 각기 다른 영역을 상대평가해 줄세우기를 하는 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절반에 가까운 기관이 A등급을 받은 것은 사실상 평가의 변별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