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지을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전경이 공개됐다. 사진 속에선 크레인 등 공사장비와 이동식 건물 등이 눈에 띄는 가운데 해당 공장은 내년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시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가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부지의 현장 모습을 공개했다. 테일러시 신규 공장은 삼성전자가 1공장을 운영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기존 공장 대비 약 4배(약 500만㎡ 규모) 넓어 향후 첨단 공정 시설을 추가하는 데 유리하다.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곳에 170억달러(한화 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뒤 땅을 건설에 적합하도록 다지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작업은 지난 1월 중순 테일러 시의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신규 공장의 부지를 병합하고 시 경계에 이를 포함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킨 뒤 본격화됐다. 해당 조례에는 윌리엄슨 카운티 일부 도로에 위치한 약 1268.23에이커(약 155만평) 규모 토지 필지 병합과 토지 병합시 구역 변경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에서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5G), 고성능 컴퓨팅(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고조된 한미 간 반도체 협력 분위기가 착공식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착공식에는 텍사스주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된다.앞서 지난 20~22일 한국을 방문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에 미국 공장 투자와 관련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70억달러 투자를 해준 삼성에게 감사하다. 미국에도 그 투자로 인해 이같은(삼성전자 평택공장)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그곳에서 세계 최첨단 칩이 제조된다. 바로 텍사스주의 테일러시"라며 "이 투자로 텍사스에는 3000개의 새로운 하이테크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어 "이는 삼성이 미국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는 2만개의 일자리에 더 추가되는 것"이라며 "한미 간에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계속 확대해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수성했다. 17년 연속 1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LG전자의 올레드 TV는 1분기에 역대 최대 출하량을 기록했다. 세계 TV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32.9%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판매량 기준 점유율도 22.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했다.점유율 2위엔 LG전자가 이름을 올렸다. LG전자는 매출 기준 17.7%, 판매량 기준 12.6%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친 점유율은 50.6%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 팔린 TV 두 대 중 한 대는 한국 제품인 셈이다.매출 기준 점유율 3~5위는 중국 TCL(8.0%), 하이센스(7.6%), 일본 소니(7.6%) 순이었다. 수량 기준으로도 TCL(10.9%), 하이센스(8.7%), 샤오미(6.1%)가 3~5위를 기록했다.삼성전자는 “‘네오 QLED 8K’를 중심으로 QLED, 초대형, 프리미엄 TV 판매를 늘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 1분기 QLED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3% 증가한 330만 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 중 약 76%에 달하는 252만 대를 판매했다. 2500달러(약 316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절반에 가까운 49.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LG전자는 올해 1분기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히는 올레드 TV를 ‘역대급’으로 많이 팔았다. LG전자의 올레드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92만4600대를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출하량 중 가장 큰 규모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62.2%를 차지했다.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에서 팔린 TV는 4907만 대, 전체 매출은 256억7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대비 수량은 4.3%, 매출은 6.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수요가 정점을 찍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TV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반이 주춤한 가운데 한국 업체의 선전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업이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4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계는 이날 신기업가정신을 선언하고, 추진기구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시켰다.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사회공헌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처럼 기업의 부가적인 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것을 핵심 가치로 꼽는다. 최 회장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기업이 변하고,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가는 혁신이 새로운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최 회장은 이날 ‘ERT 언팩’을 주제로 강연하며 신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ERT는 ‘한국판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로 그 가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단체는 2019년 주주 중심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주의로 변화를 시도하며 ‘BRT 선언’에 나섰다. 이후 유럽은 ‘CSR 유럽’, 일본은 ‘기업행동헌장’ 등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지를 잇따라 강조했다.ERT는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 5대 실천과제를 포함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배달의민족, 신한은행 등 최고경영자(CEO) 76명이 서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 역할을 사회 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인이 신기업가정신 선포에 동참한 것은 코로나19 유행, 글로벌 공급망 붕괴, 기후변화 등 정부만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업이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경제계는 신기업가정신 확산을 목표로 ‘공동 챌린지’에도 나서기로 했다. ERT를 중심으로 신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한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적극 실천하는 기업엔 금융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