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경 대응하는 尹정부 경찰…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압수수색
경찰이 CJ대한통운을 상대로 파업을 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조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조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강경하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과 노조의 대립이 격화될 전망이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23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사진), 김인봉 택배노조 사무처장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일부 대리점들을 상대로 불법 파업을 전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택배노조는 "대리점들이 지난 2월 합의한 계약을 파기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파업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택배노조는 경찰이 자신들의 파업을 저지하기 위한 공권력 동원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과 파업을 저지한 경찰 당국에 대한 파업투쟁을 선포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투쟁의지를 꺾기 위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부당한 공권력 남용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과 노조의 대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집회·시위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시위·집회 관련 사법처리 건수는 지난 1월 1건, 2월 13건에서 대선이 끝난 3월 24건, 4월 20건으로 늘었다. 노조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는 배경이다.

이러한 경찰의 기조 변화는 새 정부의 주문에 따른 대응이다.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경찰청 업무보고를 받은 뒤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며 “집회·시위에 대해 선별적 법 집행을 하지 말고 일관되고 엄정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