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ESS용 'LFP 배터리' 내년 10월 美서 생산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내년 10월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ESS용 LFP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뒤, 구체적인 양산 일정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요르그 유르겐 LG에너지솔루션 ESS 이사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ESS 행사인 ‘ESS 유럽 2022’에서 이같이 밝혔다. 표준 크기의 LFP 배터리 셀은 2023년 10월, 큰 크기의 LFP 배터리 셀은 2024년 4분기부터 생산 예정이다. 유르겐 이사는 “새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행사에서 ESS용 LFP 배터리 시제품(사진)을 전시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생산 단가가 낮아 가격 경쟁력이 높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NCM보다 20~30% 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를 바탕으로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잇따른 ESS 화재로 그동안 국내 수주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급성장하는 ESS 사업을 올해 주요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일본 NEC그룹의 ESS 시스템통합(SI) 전문기업이자 미국 자회사인 NEC에너지솔루션 지분도 100% 인수했다.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사업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이 각형 LFP를 생산하는 데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LFP 배터리는 파우치형이다. 각형은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파우치형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생산지역이 미국 홀랜드공장일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또 “전기차용 LFP 배터리와는 관련 없는 출시 일정”이라며 “ESS용 LFP 배터리는 전기차용과 ‘스펙’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