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라다이스시티, 현대식품관 투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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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술족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냉장고에 다양한 브랜드의 냉동피자를 쟁여놨다.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경기와 함께 '피맥(피자+맥주)'을 즐기는 게 주말의 유일한 낙이란 설명이다.

박씨는 "도우가 얇은 피자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냉동피자의 맛이 좋아져서 치즈와 페퍼로니 등을 추가로 올리면 배달 피자에 못지않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냉동피자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호텔이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피자를 선보이는가 하면 시장 점유율 1위(칸타 집계 기준)인 오뚜기가 화덕피자 콘셉트의 신제품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차별화를 위해 한층 고급스러운 제품이 나오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화덕style 피자' 2종을 내놨다. 신제품 '페페로니디아볼라 피자', '트러플풍기 피자'는 직화 오븐에 구워 도우의 쫄깃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사진=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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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신제품에 대해 화덕 특유의 불향과 깊은 풍미가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고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냉동피자 시장이 점차 확대된 가운데 1위 사업자도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

오뚜기 관계자는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새 유형의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토핑이나 도우 차별화에 주력하던 기존 시장에서 더 나가 메뉴 및 품질 고급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가 HMR 시장에 진출하며 냉동피자 3종을 선보였다. 파라다이스시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칼라’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중식당 ‘남풍’ 등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로 HMR 제품을 구성하면서 피자를 대표 메뉴로 선보인 것.

이탈리아 셰프인 체카토 총괄 수석 셰프가 개발에 참여해 트러플풍기·마르게리타·콰트로치즈 화덕피자를 내놨다. 출시 후 한달여간 총 1만개가 넘게 판매된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 HMR 제품 중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제품은 트러플풍기 화덕피자로 집계됐다.
사진=파라다이스시티, 현대식품관 투홈
사진=파라다이스시티, 현대식품관 투홈
앞서 냉동피자 시장 2~3위권인 CJ제일제당풀무원은 지난해 제품군 확대 등으로 고급화 전략을 취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2월 '고메 프리미엄 피자'를 선보여 두 달 만에 판매량이 1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갈릭베이컨치즈피자' 등 신메뉴를 선보이며 선택지를 넓혔다. 출시 후 1년간 누적 매출은 250억원대로 집계됐다.
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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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은 2019년 '노엣지·크러스트 피자'를 내놨고, 지난해 8월부터는 치즈가 풍부하게 들어간 시카고피자를 밀고 있다. 풀무원의 냉동피자 매출은 2020년 320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 가까이로 뛰었다.

이같이 식품업계가 냉동피자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리서치 기관 칸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1267억원 규모로 2020년(966억원)보다 약 31% 증가했다.

냉동피자 제품의 고급화로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을 내세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도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냉동피자 평균 구매액은 2019년 1만5394원에서 지난해 1만8296원으로 약 19% 뛰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간편식시장이 커졌고 소비자들이 고급화된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고급 냉동 피자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