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연설서 6차례 이상 한미 협력 강조…바이든, 中견제도
[한미정상회담 D-1] 평택연설 키워드는 '반도체 공급망'…경제안보 협력강화
한미 정상이 20일 반도체 공장에서의 첫 만남에서 '반도체 공급망 동맹'에 한목소리를 냈다.

반도체를 연결고리로 한미동맹의 범위를 군사·경제 동맹을 넘어 기술동맹으로까지 넓히자는 것으로, 첨단기술과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양국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 보여준 셈이다.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를 고리로 하는 '경제안보 동맹'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삼성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평택캠퍼스 공동 시찰 후 함께 연단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반도체가 한미동맹에서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두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어 평택 캠퍼스를 "한국 반도체의 심장"이라고 칭하며 "(한미 정상의)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술 동맹'과 '공급망 동맹'을 두 축으로 삼아 한미동맹이 경제안보 동맹으로도 발돋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4분에 걸친 연설 동안 '협력'과 '합작', '협업', '파트너십' 등의 단어를 통해 한미 반도체의 긴밀한 관계를 최소 6차례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 출발이 된 1974년 한미합작 형태의 '한국반도체' 이야기도 꺼내 양국 반도체 협력의 역사를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오늘 방문은 양국이 구축해야 할 협력과 혁신의 상징"이라며 화답했다.

한국 반도체를 두고는 "한국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복합 라인을 갖고 있다.

삼성이 주도하는 혁신이 놀랍다.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삼성이 내놓고 있고 이런 회사들은 세계에 3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연신 추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뒀다.

그는 "한국처럼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긴밀한 파트너와 협력해 우리가 필요한 것을 동맹과 파트너로부터 더 확보하고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의 잔혹하고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들에 경제와 국가안보를 의존하지 않으려면 주요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를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발생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도 읽힌다.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반도체 공장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