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 명진커넥터

갤럭시 버즈는 전량 도금
바닷물·고온에도 부식 막아
EU서도 충전단자 C타입 통일
전세계 도금 수요 더 커질 듯

전기차 배터리 도금 새 먹거리
"3년내 매출 1000억원 목표"
명진커넥터의 첨단 도금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폰 C타입 충전단자.  /명진커넥터 제공

명진커넥터의 첨단 도금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폰 C타입 충전단자. /명진커넥터 제공

전 세계에 연간 2억8500만 대가량 판매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충전단자 부품 70%의 초정밀 표면처리(도금)를 도맡는 기업이 있다. 연간 2100만 대가량 판매되는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의 충전단자 부품은 전량 이 회사가 도금을 담당한다. 스마트폰·무선이어폰 충전단자의 표준 도금 기술을 확립한 국내 1위 초정밀 도금업체 명진커넥터 얘기다.

정을연 명진커넥터 대표(사진)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생산시설 화재와 개성공단 폐쇄 같은 잇따른 악재를 극복하고자 목숨을 걸고 일에 미쳤더니 직원들까지 같이 미친 듯 일했다”며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이라는 말처럼 기술 개발을 밀어붙인 결과 삼성 휴대폰이 애플을 압도하는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年2억대 갤럭시폰 우리가 도금, 충전단자 2만번 넣다 빼도 OK"

정 대표의 단언처럼 스마트폰 경쟁력의 상당 부분은 부품 품질이 좌우한다. 스마트폰 부품 가운데 내구성과 내마모성, 내식성, 방수성이 가장 중시되는 게 충전단자다.

명진커넥터의 도금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폰 충전단자(C타입)는 한 번에 2만 번 이상 충전기를 끼웠다가 빼는 ‘삽발시험’에도 도금층이 마모되지 않는 내마모성을 갖췄다. 바닷물(염수)과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부식을 막는 내부식성은 기본이다.

이 회사는 현존하는 합금 도금 중 최고의 내식성과 내마모성을 자랑하는 로듐-루테늄 합금 도금 분야에서 국내 1위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금보다 두 배 이상 내마모성이 강한 팔라듐-니켈 합금 도금도 2010년 국내 최초로 양산했다. 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 단위로 정밀하게 선택 도금하는 ‘스폿 플레이팅’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뿐 아니라 S·A·M시리즈 충전단자에 명진커넥터 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 충전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시장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명전커넥터가 도금한 무선이어폰

명전커넥터가 도금한 무선이어폰

무선이어폰의 충전단자(포고핀) 도금은 명진커넥터의 기술 경쟁력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으로 직결된 대표적 사례다. 귀에 장시간 꽂아야 하는 무선이어폰 충전단자는 1㎜ 정도의 작은 크기라 정밀하면서도 변색·부식되지 않고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도록 도금 처리해야 한다.

과거 주로 사용하던 니켈-금 도금 방식은 금 도금이 벗겨지면 니켈이 피부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명진커넥터는 2019년 니켈을 완전히 뺀 팔라듐-금 도금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갤럭시 버즈에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갤럭시폰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아이폰을 압도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명진커넥터의 도금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큰 위기는 2011년 두 차례 화재로 생산라인의 절반이 타버린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3년 개성공단 가동까지 중단되고 2016년 완전 폐쇄의 충격이 가해졌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 건물 옥상에도 많이 올라갔다”는 정 대표는 삼성, 현대자동차 같은 협력사들이 끝까지 신뢰하면서 거래를 끊지 않은 덕분에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용 도금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품질 균일성과 생산성을 크게 높인 전기차 부품 도금 공정 기법(단품 원형 레크 전기 도금장치)을 개발했다. 현재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에 납품되는 전기차용 배터리 내부의 배터리셀 연결 부품(부스바) 도금을 일부 담당하고 있다. 이 부품의 최종 납품처는 현대차와 기아, GM, 아우디, 볼보, 푸조 등이다. 삼성SDI 소형 배터리 일부 부품 도금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8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용 도금 매출 급증과 부품 제작 일괄 생산체제 도입으로 2025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