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브랜드 자라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점을 리뉴얼해 20일 열었다. 총 3180㎡ 면적으로 꾸며진 이 매장에는 ‘스페셜 피팅룸’ ‘AR 뷰티존’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됐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제공
SPA 브랜드 자라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점을 리뉴얼해 20일 열었다. 총 3180㎡ 면적으로 꾸며진 이 매장에는 ‘스페셜 피팅룸’ ‘AR 뷰티존’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됐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의류 소비가 줄며 타격을 받았던 제조직매형(SPA) 의류 업체들이 체험형 매장 오픈, 협업 상품 출시 등으로 본격적인 ‘반전 스토리’를 쓸 채비를 하고 있다. 자라는 온라인 채널을 키우는 동시에 점포 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있었던 불매운동 여파로 휘청했던 유니클로는 강점을 지닌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떠나갔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체험형 매장 선보인 자라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자라의 국내 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지난 회계연도(2021년 2월~2022년 1월)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판매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에 529억원의 손실을 내기는 했지만, 그 규모가 전년(884억원)에 비해 40.1%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 충격’이 진정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데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주요 SPA 브랜드는 올해 들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본격화하자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자라가 힘을 주는 것은 ‘오프라인 체험형 콘텐츠’다.

자라는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여기에 ‘스페셜 피팅룸’ ‘증강현실(AR) 뷰티존’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스페셜 피팅룸 내부는 핑크색 벽지로 꾸며 옷을 입은 소비자들이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연출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존’에는 AR필터가 장착된 기기를 마련해 화장품을 직접 바르지 않고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개 층으로 이뤄진 이 매장의 면적은 종전보다 1.5배 넓어진 총 3180㎡다. 서울 최대 규모로, 체험형 콘텐츠 매장으로 리뉴얼한 건 스페인 마드리드 플라자 데 에스파냐점, 일본 긴자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힐스몰점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다.

‘콜라보’와 정보기술(IT)로 무장

유니클로는 나왔다 하면 ‘오픈런’을 야기하는 것으로 유명한 협업 상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일 출신 디자이너 질 샌더, 일본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 ‘화이트마운티니어링’ 등과의 협업 상품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에는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 마르니와의 협업 상품을 내놨다. 이 컬렉션은 파자마 세트, 스커트, 블라우스, 재킷, 팬츠 등으로 구성했다. 이번에도 주요 점포 입구는 유니클로의 협업 상품을 기다리던 ‘패피(패션피플)’로 북적댔다.

국내 브랜드 스파오는 IT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능동적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찾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주변 직원을 불러 문의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내 태블릿PC로 직접 조회할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올해는 합리적 가격대가 강점인 SPA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크다”며 “주요 브랜드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