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금 일부, 자본으로 인정
지급여력 비율 '상승 효과'
올 들어 뜀박질하고 있는 시장금리 탓에 자본 건전성 위기를 겪는 보험업계가 현행 지급여력(RBC) 비율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시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금융당국이 그동안 주저하던 적기시정조치 유예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조기 도입 등 다소 무리한 조치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농협생명 등 문제가 된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LAT)를 활용해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을 금융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건전성 위기 보험사 구제한다

LAT는 내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안착을 위해 2011년 고안된 제도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뒤 차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초저금리 상황에선 시가 평가로 부채가 커질 수밖에 없어 충격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려고 한 셈이다.

하지만 올 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거액의 잉여금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일부분(40~60%)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자는 게 보험업계의 핵심 제안이다. 이렇게 되면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계산되는 RBC 비율이 올라가 비용이 수반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보험사의 건전성 위기가 해소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현행 틀을 뒤흔드는 데 대한 부담이 컸는데 LAT 잉여금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가 없다”며 “비용이 많이 드는 자본 조달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김대훈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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