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아시아 최대 대체투자 행사인 ‘ASK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그레그 라팜 세빌스인베스트먼트 호주총괄, 조너선 슬래거 브리지인베스트먼트 대표, 스튜어트 리글리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이사, 폴 루비캠 EQT파트너스 유럽부동산총괄 등 참석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아시아 최대 대체투자 행사인 ‘ASK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그레그 라팜 세빌스인베스트먼트 호주총괄, 조너선 슬래거 브리지인베스트먼트 대표, 스튜어트 리글리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이사, 폴 루비캠 EQT파트너스 유럽부동산총괄 등 참석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지난 14년간의 유동성 파티가 끝나면서 이제 대가를 치를 시간이 왔습니다. 반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기업에 투자할 기회도 많아질 것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스콧 클레인만 대표가 내놓은 거시경제 전망은 어두웠다. 그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내년 초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최근 물가상승률이 8.5%로 미국 중앙은행(Fed) 목표치 2%를 크게 웃돌고 있어, Fed가 경기를 포기하고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경기침체가 과거와 다른 건 Fed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경기침체는 6~9개월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인데 장기 평균은 16배”라며 “장기 평균에 근접하려면 30%는 더 빠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의 주가는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레인만 대표는 “지난 14년간은 자산 가격이 계속 올라 시장에 편승하기만 하면 돈을 벌던 투기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좋은 자산을 골라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해야 하는 진짜 투자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말을 나도 믿는다”며 “그래도 얼마에 투자하는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투자 환경이 사모주식(PE) 및 사모대출(PD)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변동성을 인내해낼 수 있다면 좋은 기업에 싸게 투자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구체적으로 “기초체력이 탄탄한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시기를 견뎌내기 위해 저금리를 이용해 부채 비율을 높여 왔다”며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이 기업들에 많은 지분 투자와 대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레인만 대표에 따르면 최근 주가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많은 대형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그는 “좋은 가격에 상장사를 인수해 상장을 폐지한 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자본구조가 취약해진 기업에 투자한 뒤 경영권을 확보할 기회도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계 운용사인 팸벌튼애셋매니지먼트의 사이먼 드레이크 브록만 대표는 “유럽의 사모펀드 거래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직접 대출’이 유망한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은 대기업 이외에는 대출하지 않고 있다”며 “사모 자본의 대출 기회가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시장은 금리 인상의 타격을 미국보다 훨씬 적게 받을 것”이라며 “유럽은 전통적으로 대출 기관이 기업에 비해 우위를 갖는 시장이어서 지속적인 개입을 통해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크레디트 전문 운용사인 애로우글로벌의 잭 루이 회장은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들이 좋은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은 미국과 달리 나라마다 파편화돼 있고 효율성이 낮아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1조유로에 달하는 부실채권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창재/김채연/장현주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