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마무리 전후해 D램 하락세 전환"
유진투자 "하반기 메모리 사이클 둔화…주가 하락은 과도"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메모리 사이클이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18일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 주가 조정이 과도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40개 반도체 관련 업체 중 주가가 오른 곳은 웨스턴디지털(WDC) 한 곳뿐이다.

지난해 80%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던 엔비디아, 마벨, 온세미 등은 올해 들어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고, 삼성전자와 SMIC 두 곳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국내외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진투자 "하반기 메모리 사이클 둔화…주가 하락은 과도"
올해 반도체 시장은 6천417억달러 규모로 15.4% 성장하고, 메모리 시장도 1천780억달러 규모로 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메모리와 달리 직전 사이클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으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사이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전체를 보면 올해 초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결국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모멘텀도 점차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등 경기 판단 지표가 정점을 지나 하락 중에 있다는 점을 들어 하반기 메모리 사이클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과거 사례를 들어 금리 인상 마무리 시기 D램 시황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94∼1995년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D램 슈퍼사이클과 중첩되고 2006년, 2017∼2018년 금리 인상기 역시 D램 시장은 호황기를 겪었다.

그는 "과거 금리 인상기의 D램 시장 상황은 매출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올해 하반기 D램 시장도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시황은 낙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유진투자 "하반기 메모리 사이클 둔화…주가 하락은 과도"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액 326조원, 영업이익 60조7천억원으로 우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높아진 원가 부담과 환율 영향으로 세트 부문 실적은 압박을 받겠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부가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부진과 관련해 "우려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가혹하리만큼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메모리는 우려에도 역대 최고에 근접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고 비메모리도 한 단계 한 단계 전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인상의 시대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들이 더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8천원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28% 증가한 48조원,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15조4천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매크로(거시) 우려로 향후 업황이 둔화될 위험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더 내려갈 여지가 없을 만큼 하락해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