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인슈어테크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DB손보-한국인터넷진흥원 ‘비욘드 핀테크 데모데이’의 모습.  DB손보 제공
DB손해보험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인슈어테크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DB손보-한국인터넷진흥원 ‘비욘드 핀테크 데모데이’의 모습. DB손보 제공
DB손해보험의 디지털 혁신은 최고경영자(CEO)의 추진 의지와 실행력이 최대 강점이라는 평가다. 2010년부터 13년째 DB손보를 이끌면서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손꼽히는 김정남 부회장은 평소 “디지털 혁신이야말로 경쟁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물론 결과물은 보여주기가 아닌 실사구시에 부합해야 한다.

DB손보의 디지털 혁신은 2017년 1월 부서 단위의 전문조직 ‘스마트IT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기존 경영혁신조직과 통합한 디지털 혁신팀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외부 디지털 관련 인력을 수혈하고, 내부에서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28명의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전문가들이 활약하고 있다.

○최장수 CEO의 디지털 혁신 의지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DB손보가 제출한 ‘모바일 기반의 실시간 미러링 기술을 활용한 TM판매 상품설명 및 청약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보험 텔레마케터와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쌍방향으로 전자문서를 공유하고 설명하는 기술이다. 음성 설명 중심의 텔레마케팅 방식을 고객이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개선해 편의성과 함께 고객 보호 조치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DB손보는 2016년 12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보험상담 서비스 ‘프로미 챗봇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후 수 년간 발전을 거듭하면서 새롭게 구축된 AI 기반의 스마트컨택센터를 통해 AI 완전판매 모니터링과 AI 텔레마케팅 통화품질 점검 자동화 등 서비스로 진화했다. 현재 AI 완전판매 모니터링 서비스에서만 월 평균 9만5000건의 신계약이 점검을 받고 있다. 전체 장기보험 신계약의 40%가 넘는 수치다.

코로나 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에는 직접 면담을 하지 않고 고객 및 정비업체와 고화질 영상전화 통화망을 통해 상담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인 ‘DB V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2016년 손보업계 최초로 출시한 운전자습관연계보험(Smart-UBI 안전운전특약)도 지금은 자동차보험 업계의 대표적인 특약으로 자리잡았다. DB손보에서만 100만명의 고객이 이 특약에 가입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과 협업도 강화

DB손보는 손보업계 최초로 이미 2002년 6시그마 혁신체계를 도입했다. 금융회사로는 드물게 품질분임조 대회에도 출전해왔다. 이런 혁신 마인드가 디지털 시대에도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픈이노베션 프로그램인 ‘제 3차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에도 참가해 ‘멘탈 헬스케어’를 주제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과의 구체적인 협업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지난해 ‘비욘드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를 여는 등 스타트업 발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DB손보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라이더 보험 관련 업체 고고에프앤디는 2021년 한경핀테크대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DB손보는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사기 공모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보험사기 네트워크 분석시스템인 ‘DB T시스템’을 내놓기도 했다. 2011년 도입한 보험사기 징후분석 시스템(IFDS)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보험사기의 조직·지능화에 대응하려는 차원에서 업그레이드를 추진했다. 머신러닝 분석으로 보험사기 혐의가 의심되는 혐의자 간 관계도와 통계자료를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제공한다.

DB손보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에서 진일보한 솔루션으로 최근 빈발하는 공모사기에 대해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 가치와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