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홈리빙 1위 모던하우스 매물로…'몸값 2조'
국내 홈리빙 분야 1위 업체인 모던하우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유통기업과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최대 2조원 안팎에 팔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임해 모던하우스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거래 대상은 모던하우스 운영법인인 엠에이치앤코의 지분 100%다.

모던하우스는 소형 가구와 생활소품, 인테리어 용품 등을 판매하는 홈리빙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1위 업체다. 커튼 등 인테리어 소품부터 침구, 가구, 애완용품에 이르기까지 1만여 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그룹 브랜드인 자주, 롯데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 일본 무인양품이 경쟁 상대다.

모던하우스는 1996년 이랜드리테일의 사업부로 출범했다. 2017년 이랜드리테일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MBK는 영업 양수·양도 방식으로 약 6860억원에 모던하우스를 인수했다. MBK는 이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 비중도 종전 5%에서 10%로 높여 모던하우스 실적을 빠르게 개선시켰다. 2018년 3354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41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19억원에서 6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BITDA 규모를 고려할 때 매각가는 1조원 중반에서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인가구 타고 커진 홈리빙 시장
유통 대기업, 인수전 뛰어드나

모던하우스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면 적잖은 원매자가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홈리빙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모던하우스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 선두 지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홈리빙 시장에서 아직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강자들이 우선적으로 이번 거래에 관심을 둘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홈리빙 분야 플랫폼 강화를 노리는 GS리테일, SK네트웍스 등도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사모펀드(PEF)들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모던하우스가 포함된 홈리빙 산업이 주목받는 배경엔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는 국내 1인 가구 성장세가 있다. 특히 2030 기반의 독립 가구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큰돈을 들이지 않고 집을 꾸밀 수 있는 홈리빙 시장의 성장이 매년 가팔라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약 10조원, 2015년 13조원이던 국내 홈리빙 시장 규모는 2024년에 2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그룹은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를 육성하거나 해외 업체와 손잡는 방식으로 해당 시장에 진입해왔다. 신세계그룹은 2000년 ‘자연주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생활용품 시장에 진출한 뒤 2011년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사업을 양도하면서 ‘자주(JAJU)’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까사미아를 인수해 가구부문에 새로 진출하기도 했다.

롯데는 롯데상사가 지분 40%를, 일본 무인양품이 지분 60%를 보유한 합작사 형태로 국내에 무인양품을 론칭했다. 지난해엔 자체 홈리빙 브랜드인 룸바이홈을 새롭게 연 데 이어 가구회사 한샘 지분을 확보해 영역을 넓혔다. 현대백화점도 매트리스 등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회사인 지누스를 인수해 홈리빙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홈리빙 수요가 줄어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이후 인테리어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는 점은 이번 모던하우스 매각 절차에서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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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박시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