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형태도 치열한 전쟁

CATL·BYD·삼성SDI 주도
공간효율 떨어지지만 값 저렴

LG엔솔·SK온도 "각형 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나서
삼성SDI ‘각형 배터리’

삼성SDI ‘각형 배터리’

배터리 폼펙터(형태) 싸움에서 중국 CATL과 BYD, 삼성SDI(570,000 -1.89%) 등이 주도하고 있는 ‘각형’ 진형이 승기를 잡았다.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껑충 뛰면서 주로 각형으로 제작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LFP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391,500 -4.63%), SK온 등 국내 업체들이 제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1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3.1%에서 올 1분기 63.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파우치형은 25.7%에서 20.8%로, 원통형은 21.2%에서 15.6%로 줄었다.

중국의 양대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 점유율이 높아진 데다 유럽 시장에서 CATL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SNE리서치는 “각형 1강 구도에 시장이 잠식당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배터리’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다. 다만 각진 모양에 셀을 넣어야 해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에너지 밀도도 나머지 두 유형보다 낮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필름으로 쌓아 올려 더 많은 셀을 저장할 수 있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대량 생산에 불리한 단점이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에 용이하다.

NCM 각형 배터리를 주로 쓰는 완성차 업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 업체들이다. 파우치형은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원통형은 테슬라(697.99 -5.00%), 루시드, 리비안 등이 많이 사용한다. 두 종류 이상의 배터리를 쓰는 기업도 있다. 포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12.84 -1.91%)는 파우치형과 각형을 모두 쓰고 있다.

中 '각형 배터리' 승기 잡나…점유율 60% 넘었다

원통형과 파우치형을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만 양산하는 SK온은 삼원계 배터리 각형 모델을 준비 중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1분기 실적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 납품가 상승으로 ‘깜짝 실적’을 내자, 배터리 모양 다변화에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좋은 가격에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시장에 원통형 공급이 부족해졌다”며 “이에 따라 삼성SDI 제품의 판가도 오르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SK온은 각형 삼원계 배터리의 ‘B샘플’ 개발을 마친 상태다. 양산 단계인 C샘플 직전 모델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따라 생산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도 이런 방침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각형 NCM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가 중심인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도 늘릴 계획이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