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비은행 강화 속도…아시아신탁 품었다
신한금융지주가 국내 5위 부동산 신탁회사 아시아신탁의 지분 40%를 추가로 사들여 아시아신탁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의 ‘원(ONE) 신한’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의 잔여 지분 40%를 모두 매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2019년 5월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했다. 부동산 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신탁회사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조용병, 비은행 강화 속도…아시아신탁 품었다
아시아신탁은 신한금융에 인수된 뒤 사업 영역을 넓히며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신규 수주 계약은 1897억원으로 2018년(174억원)의 10배를 넘어섰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42억원에서 약 세 배인 758억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책임준공확약조건부 관리형토지신탁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임준공확약조건부 관리형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시공사와 함께 대출 금융회사에 책임준공을 확약해주는 상품이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이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아시아신탁은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신한자산신탁’으로 바꿀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시아신탁의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그룹의 부동산 사업 부문 역량이 커지고 그룹사 간 협업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신한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했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 후 국내 4개, 해외 3개 등 모두 7곳의 금융회사를 인수했다. 은행부터 카드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선 아시아신탁을 포함해 2019년 2월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2020년 9월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를 사들였다. 지난해 11월에는 BNP파리바손해보험 인수 계약을 맺었다.

해외에서는 2017년 12월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주계인 안츠은행(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월 베트남푸르덴셜소비자금융회사(PVFC)를 품에 안았다. 2018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아키펠라고자산운용을 사들였다.

신한금융의 원 신한 전략은 모든 계열사가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인다는 개념이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과감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2017년 6월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사업그룹을 확대 개편했고, 같은해 GMS(그룹투자운용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2019년 6월에는 계열사 전반의 퇴직연금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퇴직연금 사업그룹을 세웠다. 같은 해 8월에는 조 회장이 직접 이끄는 ‘그룹 부동산사업라인 협의체’가 출범했다. 이 협의체는 신한금융의 부동산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