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MZ세대 가치소비에 부응…공정무역·친환경 제조 '클린 뷰티' 경영 선도
세계적으로 친환경 가치소비 트렌드가 대두되면서 화장품 업계에 ‘클린 뷰티’ 바람이 불고 있다. 클린 뷰티는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지고 공정 무역을 통해 원료를 수급하는 등 친환경적 제조·판매 시스템을 갖춘 화장품을 말한다. LG생활건강은 클린 뷰티 경영 방침을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개발부터 친환경 적용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친환경 경영 방침을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클린 뷰티 인사이드’ 시스템을 시행한다. 이 시스템에 따라 연구소에서 클린 뷰티 항목과 기준을 정의하고 측정해 지속 관리하게 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클린 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클린 뷰티 트렌드를 지구환경, 건강, 과학과 상생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한 목적이다. 클린 뷰티 연구소는 화장품 포장재를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감량(Reduce), 대체(Replace)하는 4R 관점에서 연구한다. 특히 합성원료를 대체하는 천연 유래 원료와 공정무역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 발생을 줄이는 ‘워터리스’ 제형과 에너지 저감 공정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클린 뷰티 지수를 독자 개발했다. 지구 환경, 인체 건강, 정직한 과학, 이웃과의 상생이라는 4가지 분류 기준에 12개의 세부 항목별 가중치를 더해 지수를 정량화했다.

올해 빌리프, 비욘드, 더페이스샵 등 브랜드에 클린 뷰티 지수를 우선 적용할 방침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제품별로 지수를 매기고 기준을 상향시켜 친환경 제품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 클린 뷰티 지수 적용을 전 브랜드로 확대해 갈 예정이다.

○MZ세대 가치소비 부응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통해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적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회수한 용기는 재활용업체를 통해 활용도를 높인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LG생활건강이 클린 뷰티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화장품 시장의 주요 타깃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가치소비 경향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미닝 아웃(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 소비를 하는 MZ세대들은 비건, 재활용 제품 등을 클린 뷰티로 규정하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고 식물 유래 성분 등을 함유한 비건 화장품 열풍이 부는 것도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트렌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비건 뷰티 시장 규모는 2018년 129억달러에서 2025년 208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2010년 중반 이후 비건 뷰티 시장은 연평균 약 6% 성장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방침을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발맞춰 R&D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과 제품의 효능을 고려해 진정성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