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끼에 공기 불어 넣으면 발달장애 아동에게 안정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발달장애로 고생하는 아동에게 안아주는 듯한 느낌을 주면 안정감이 강화돼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 아동용 공기압박조끼 ‘허기’를 제조해 판매하는 돌봄드림의 김지훈 대표(사진)는 제품의 원리를 이같이 설명했다. 돌봄드림이 제조하는 허기는 실리콘 튜브가 옷감을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조끼다.

튜브에 연결된 공기 펌프를 손으로 쥐어 튜브에 바람을 불어 넣는다. 튜브가 부풀어 오르면 착용자는 가벼운 압박감을 느낀다. 부교감신경(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상황에서 활동하는 신경)을 자극해 착용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조끼에 부착된 센서는 심박수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 이에 따라 공기 압력을 조절하며 심리적 안정 효과를 높인다.

김 대표는 “자체 연구 결과 허기를 착용한 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는 57% 줄었고 발달장애 아동의 수업참여도는 평균 28% 증가했다”고 말했다.

허기는 출시 직후부터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2020년 11월 첫 제품을 개발한 뒤 이듬해 3월부터 3주간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선주문 후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 금액의 5배가 넘는 1017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회복지기관 102곳에 제품을 기부했다. 작년 매출은 1억원이다.

KAIST 기술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제품이 없다는 문제의식에 2020년 3월 돌봄드림을 창업했다. 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공동창업자의 영향을 받았다.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위스 독일 스페인 등 해외에서 샘플을 요청해 파일럿 테스트 중”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