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RA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펀드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누르고 운용자산 기준 3위와 4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부동산펀드 운용업계 1위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설정 원본 기준 18조6144억원의 자산을 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8조2248억원이었다. 3~5위는 삼성SRA자산운용(6조8117억원), 마스턴투자운용(6조2313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5조6027억원) 순이었다. 공·사모 부동산펀드를 포함하고, 일임 자산은 제외한 금액이다.
‘톱5’ 가운데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말과 비교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는 마스턴투자운용이다. 당시 전체 운용사 순위 11위, 2조5550억원에 머물던 자산 규모를 150% 가까이 끌어올렸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7년 전문 사모 집합투자업자로 등록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해외 부문과 대체투자운용본부의 신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블라인드 펀드로 시장이 재편될 때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고 고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1위 이지스자산운용과 3위 삼성SRA자산운용의 성장세도 전체 시장보다 빨랐다. 각각 34%와 30%의 운용자산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체 자산에 대한 전문성과 도전적인 기업문화가 강점”이라며 “덕분에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차별화한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이 기간에 펀드 자산이 제자리걸음했다. 그 결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팬데믹 직전 3위에서 5위로 밀렸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위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운용자산 격차가 약 10조4000억원으로 벌어졌다.
전체 부동산펀드 시장은 팬데믹 이후 2년 남짓한 기간에 약 102조원에서 130조원으로 27% 성장했다. 저금리 시대 고수익 기대 상품으로 조명받은 덕분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주식 대비 위험은 적고 채권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남극 기지, 우주 정거장의 공통점은?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몇몇 사람과 오랫동안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코로나19 연구자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격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장기간의 사회적 격리는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변화시킨다.팬데믹은 우리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팬데믹 브레인》은 코로나19가 우리 뇌와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래서 어떤 대책을 세우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인 정수근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뇌와 마음에 끼친 영향에 대한 심리학,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 결과들을 소개한다.저자는 먼저 코로나19에 걸리면 뇌가 손상되는지에 관한 최신 연구를 분석한다. 코로나19에 걸리면 후각 상실 외에 기억력 감퇴, 피로감, 인지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머릿속에 안개가 가득한 것처럼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브레인 포그’ 증상을 겪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뇌가 손상을 입거나 특정 영역의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위중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확진자가 이런 증상을 겪었다. 피로나 인지 기능 저하는 코로나19 감염 후 7개월이 지난 뒤에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그렇다면 팬데믹이 끝나면 손상된 뇌와 인지 기능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여파가 우리 뇌에 평생 남을까? 뇌는 경험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데 이를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뇌의 가소성 때문에 팬데믹이 종식되고 나면 뇌가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신선한 경험과 다양한 자극이 이뤄지면 인간의 뇌가 변화한다. 특히 여행은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한 정보의 종합선물 세트다. 저자는 다른 언어를 배우거나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듣거나 생소한 취미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뇌에 적절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마스턴투자운용이 미국의 RXR과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다. RXR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전문가로 평가받는 스콧 레크러(Scott Rechler) 회장이 이끄는 미국 유력 운용사다.마스턴투자운용은 전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마스턴 아메리카, RXR 경영진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2007년에 설립된 RXR은 미국 뉴욕시 보유 오피스 포트폴리오 규모 5위의 부동산 회사다. 총 운용 자산가치는 약 224억달러(약 28조6000억원)에 달한다. 기존에는 뉴욕시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선 전략적 파트너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전역으로 투자 지역을 넓히고 있다.이번 협약으로 RXR의 상품을 한국 시장에 소개할 때 마스턴운용이 에셋 매니저(asset manager)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며, 추후 공동투자의 가능성도 열어 뒀다.이날 마스턴투자운용에서는 김대형 대표이사, 김종민 해외부문 대표, 오진석 마스턴 아메리카(MASTERN AMERICA) 대표, 이길의 경영부문 부사장, 정희석 글로벌투자팀 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RXR에서는 스콧 레크러(Scott Rechler) 회장, 마이클 마투로(Michael Maturo) 대표이사 등이 함께 자리했다.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운용사와의 건설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K방역은 철저하게 효율성만 추구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무시됐고, 전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영업자 등 특정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았죠. 이렇게 효율성만 강조하는 정책으론 다음 팬데믹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최근 서울 신촌의 연구실에서 만난 김준혁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사진)는 “코로나19가 끝나간다고, 지난 실수를 흐지부지 넘겨선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치과의사인 동시에 의료윤리학자인 그는 최근 의료윤리 관점에서 K방역을 평가한 책 《우리 다시 건강해지려면》을 펴냈다. 김 교수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잘했고, 못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정부의 방역 정책은 의료윤리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 “식당·카페 영업제한이 불가피했다면 이들만 대상으로 포괄적 지원책을 고민했어야 하는데 정부는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소한의 사회적 비용으로 최대 방역 효과를 낸다’는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조금씩 피해를 보는 것보다는 몇 명에게 부담을 몰아주는 게 나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식의 방역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그는 정부가 ‘세계가 감탄한 K방역’이라고 자랑한 3T정책(검사·추적·격리)에 대해서도 “하자가 많다”고 했다. 사회적 비용을 늘렸을 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도 과도하게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퍼지자 정부가 치료를 각 개인에게 떠넘긴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재택치료를 고집하다 보니 재택치료 중 사망자가 급증했다”며 “일본이 여러 호텔과 계약해 확진자를 수용하고 간호사를 고용해 상태를 살핀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국내 의료계가 ‘의료윤리’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20년밖에 안 됐다. 김 교수의 머릿속에도 의료윤리학자가 되는 것은 없었다. 소아치과 전문의를 목표로 여느 의사처럼 수련의(인턴)와 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군의관 복무만 끝내면 개업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불현듯 수련의 시절부터 마음을 찜찜하게 했던 질문이 다시 살아났다.‘내가 지금 하려는 게 모두를 위한 일일까.’ 그는 전방에서 근무하며 밤마다 답을 찾기 위해 책을 뒤적였다. 그러다 접한 게 의료윤리학이다. 치의학에 쏟아부은 10년의 시간을 뒤로한 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부산대에서 의료윤리학을 처음부터 공부했다.김 교수는 정부의 방역 정책에 더욱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에선 소수의 전문가란 사람들이 방역정책을 결정하고, ‘그냥 따르라’고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의료, 경제, 정책, 윤리 등 4개 분야 전문가가 모여 정책을 결정한다. 그는 “K방역의 성과는 정부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국민이 잘 따른 덕분”이라며 “지속 가능한 방역시스템을 갖추려면 더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