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4일 울산 1~5공장의 전체 생산 라인에서 주말특근을 한다. 울산공장 전체가 주말특근을 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부품 공급난이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울산 5개 공장 10개 전 라인에서 주말특근을 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에서 코나·아이오닉 5, 2공장에서 GV80와 팰리세이드, 3~5공장에서 각각 아반떼, 스타리아, G80 등을 제조하고 있다.

전체 라인 주말특근은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라인만 가동하던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생산하다 보니 전체 라인 특근은 언감생심이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주말특근은 어린이날 연휴에 따른 생산 지연으로 인한 것”이라면서도 “울산 전 공장 주말특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공급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이 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 관련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반도체 공급사인 TSMC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다소 개선되고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7~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 하반기 (TSMC의) 난징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입장도 비슷하다. 기아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려한 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생산 차질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생산량이 계획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출고 지연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투싼 하이브리드는 계약 후 출고까지 1년 걸리고, 기아 EV6와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1년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신차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면서 차값이 올라가는 ‘카플레이션’ 현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국내 평균 신차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완성차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 완화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2월을 제외하고는 10% 전후의 전년 동기 대비 생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단언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