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플랫폼, 바이오, 핀테크 등 신산업 육성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국내 대표 6개 신산업 기업의 시가총액 합이 중국 텐센트 시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네·카 등 韓 신산업 빅6 시총, 中 텐센트의 3분의 1"
한국경영자총협회는 6일 ‘주요 신산업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혁신기업 출현과 성장을 막는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먼저 국내 신산업 기업의 시총을 같은 분야 해외 기업과 비교하며 과도한 규제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카카오(플랫폼),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바이오), 카카오페이·토스(핀테크) 등 6개 기업의 시총 합은 195조3000억원(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중국 플랫폼 기업인 텐센트 시총(630조4000억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유니콘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은 12개로, 세계 1051개 유니콘 기업의 1.14%에 불과하다.

경총은 주요 선진국들이 ‘선 육성 후 규제’ 원칙을 적용하는 데 비해 한국은 산업 발전 초기부터 과도한 규제를 도입한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가 기업 활동과 성장 위축이라는 얘기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미국과 유럽은 시총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소수 대기업을 대상으로 규제하지만, 한국은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경총은 “(플랫폼 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정보 공개 등 각종 의무가 부과될 것”이라며 “국내 플랫폼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35년째 시범사업 중인 원격의료 규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경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원격의료 금지국은 한국을 포함, 6개국에 불과하다”며 “선진국들은 원격의료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핀테크 규제에 대해서는 “영국 등 주요 금융 선진국은 핀테크 기업을 적극 육성 중인 반면 한국은 망 분리,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 사전적 규제로 성장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