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포르쉐 이코넨 행사에 전시된 포르쉐 스포츠카.
지난달 열린 포르쉐 이코넨 행사에 전시된 포르쉐 스포츠카.
포르쉐가 지난 1분기 18.2%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한 77억3000만유로, 영업이익은 17.4% 증가한 12억6000만 유로였다. 럭셔리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은 자동차 기업으로선 엄청난 수치라는 평가다.

그런데 한국 법인인 포르쉐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영 딴 판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295억원을 올리면서 영업이익은 379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3.7% 수준에 불과하다. 의아한 것은 판매량이 전년보다 85%나 늘어난 7779대였는데 영업이익은 2020년 386억원에서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우선 매출원가가 높았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처럼 포르쉐코리아도 생산 기능 없이 본사로부터 물량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매입액은 9537억원에 달했다. 판매량으로 단순계산하면 대당 평균 1억2300만원에 본사로부터 차량을 구입해왔다는 뜻이다. 마진이 박할 수밖에 없는 매입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법인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영업이익을 낮추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05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판매량은 85% 뛰었는데 법인세는 80억원에서 2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랑 85%나 늘었는데…'꼼수 논란' 휘말린 포르쉐코리아 [박한신의 CAR톡]
이 같은 '영업이익 낮추기 의혹'은 비단 포르쉐코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 개발하고 생산까지 하는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을 제치고 판매량 3위에 올라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3.6%였다. 6조121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175억원에 불과했다. 모그룹인 다임러가 기록한 12.6%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BMW코리아 또한 매출 4조6733억원에 영업이익 9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13%로 바닥이다. 국내에서 엄청난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현대차 영업이익률 5.68%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반면 배당성향은 높았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405억원을 본사로 배당했고 벤츠코리아는 1473억원을 배당하면서 당기순이익만큼을 고스란히 본사로 보냈다.

자동차 업계에선 국내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영업이익률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억대를 전후한 수입차를 판매하는 브랜드들의 영업이익률이 2~3%대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영업이익 짜맞추기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