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으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지난해 ‘쿠팡 효과’를 절감했다. 쿠팡이 두동 물류단지 내 15만8600㎡ 부지에 3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은 게 계기가 됐다. 쿠팡은 지난해 진해구 신규 고용(1457명)의 75%를 맡았다.

이는 작년 3월 11일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해 42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조달한 쿠팡이 자금을 국내에 투자해 고용의 ‘젖줄’ 역할을 한 단적인 사례다. 쿠팡이 뉴욕증시에서 조달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올 1분기까지 1조8600억원에 달한다. 상장 후 수도권 이남 지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잇달아 지어 ‘인구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의 버팀목이 된 것이다.

4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쿠팡의 국내 고용 인원은 6만4438명(3월 말 기준)이다. 물류시설 종사자가 약 4만1000명, 배송 인력이 1만5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력 중 1만 명에 가까운 근로자가 정보기술(IT) 및 지원부서에 속한 화이트칼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쿠팡 효과를 체계적으로 조망해 볼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을 실핏줄 같이 연결해 유통 구조를 혁신하는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쿠팡의 로켓배송 주문량 ‘톱3’는 인천 청라, 경기 남양주 다산, 경남 양산 물금이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도시 인프라가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신도시에서 쿠팡이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류·배송 노동이 양질의 고용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실업 방파제’로서 쿠팡의 기여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박동휘/박종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