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동남권 물류 인프라 확장은 ‘나비효과’를 일으켜 창원 지역 소상공인을 진화시키고 있다. 사업 규모와 수준이 ‘동네 장사’에 머물던 이들이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뛰어들어 ‘거상’으로 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쿠팡을 따라 컬리도 창원에 물류센터를 짓는 등 ‘쿠팡 효과’가 창원의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옛간은 1959년 울산 강동동의 작은 참기름 방앗간으로 시작한 곳이다. 2020년 쿠팡을 만나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했다. e커머스 관련 경험과 역량이 부족했지만, 문제는 없었다. 물류센터로 물건만 보내면 포장과 배송은 쿠팡이 도맡아 처리해줬기 때문이다.

옛간은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2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특히 창원에 물류센터가 생긴 뒤 부산 기장과 양산 등 동남권 신도시에서의 주문이 급증했다. 박민 옛간 대표는 “쿠팡을 통해 전국의 소비자가 옛간의 참기름을 만나고 있다”며 “10년 전 물려받은 50㎡짜리 방앗간은 6600㎡ 규모로 커졌다”고 말했다.

창원 팔용동에서 이·미용 가전을 유통하는 중소기업 엠브로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쿠팡을 통해 고데기를 팔고 있다. 과거 1t 용달차로 수도권까지 물건을 실어나를 때는 한 번에 물류비가 최대 2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쿠팡과 손잡은 뒤 창원 물류센터까지만 물건을 보내면 돼 물류비가 75%가량 줄었다. 박기태 엠브로스 총괄이사는 “물류비를 아껴 생산량을 늘리고, 동남권을 중심으로 배송망을 확대하면서 판매량이 30~4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쿠팡의 동남권 물류 혁신은 올 하반기 창원 2, 3물류센터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창원 2센터는 3만3000㎡의 대규모 신선 물류센터다.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류센터 자체를 ‘거대한 냉장고’로 짓고 있다.

이 신선센터가 가동을 시작하면 창원, 부산, 김해 등에서 수확한 제철 농산물과 갓 잡은 수산물 등을 수도권으로 더욱 빨리 배송할 수 있다. 창원의 명물인 ‘마산어시장’을 쿠팡에 그대로 옮겨놓는 일도 가능해진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