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철강업체인 고려제강은 배당에 인색한 ‘짠물 기업’으로 통한다. 이와 달리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는 후한 배당을 결정하면서 고려제강 주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런 주식회사…고려제강 배당성향 5% 불과, 오너 회사는 80% '풀배당'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제강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300원(총배당금 69억원)을 결정했다. 배당성향(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5.31%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35.41%)을 크게 밑돈다. 1945년 출범한 고려제강은 타이어와 교량, 엘리베이터 등에 쓰는 와이어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214억원을 올렸다. 2020년에 비해 1441.5%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총배당금은 68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고려제강 계열사들은 배당성향이 54~88%에 달했다. 홍 회장(지분율 50.25%)과 그의 장남인 홍석표 고려제강 사장(49.75%)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공작기계업체 키스와이어홀딩스는 올초 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했다. 배당성향은 87.49%에 달했다. 홍 회장 일가가 직간접으로 지분 59.53%를 보유한 부동산업체 키스트론도 133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70%다. 홍 회장 일가가 지분 65.73%를 직간접 보유한 와이어 판매업체 홍덕산업도 2021년도 결산배당을 224억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54.4%를 기록했다.

이처럼 상장·비상장 계열사 간 배당성향이 큰 차이를 보이자 ‘짠물 배당’에 대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의 반발이 이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3월 고려제강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