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외 증시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업종이 있습니다.

바로 방산업종입니다. 연일 들려오는 해외 수주 낭보가 수출 경쟁력을 증명했고, 새 정부 정책의 수혜도 예상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1분기 국내 방산주 실적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국내 주요 방산업체 모두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방산3사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3% 증가했고요, 영업이익은 무려 221% 급증했습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민수와 수출이었습니다.

일단 방산업체들 매출 구성을 보시면요. 군수와 민수로 나뉩니다.

군수는 전투기(한국항공우주), 장갑차(한화디펜스), 미사일(LIG넥스원) 같은 무기를 얼마나 팔았느냐,

민수는 항공기 부품(한국항공우주)이나 CCTV(한화테크윈) 같은 군수품이 아닌 것들을 얼마나 납품했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아무래도 군수 매출 비중이 민수보다 높고요. 이 군수 매출은 상당수가 내수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국방비 예산 집행이 가장 적은 1분기가 비수기일 수밖에 없는데, 이 비수기마저 뚫을 만큼 민수와 수출이 효자 노릇을 한 겁니다.

<앵커>

사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이지 않습니까?

전세계가 국방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러면 현재 호실적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우리 방산회사들에게 더 많은 수출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글로벌 리오프닝 현상으로 민간 사업 부문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갈수록 수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산업종은 앞으로가 더 유망한 업종으로 꼽힙니다.

사실 우리 K-방산은 이미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그러니까 과거 5개년 대비 최근 5개년(2017년~2021년) 무기 수출 증가율은 177%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방산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인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조원에 달했고요.

그러면 어떻게 이런 놀라운 실적을 냈느냐. 전문가들은 우리 무기 최고의 경쟁력은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렇다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유지·보수와 같은 후속 지원도 철저하기 때문에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올해도 이런 강점들로 무장한 방산업체들이 연초부터 해외 수주 낭보를 울리고 있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쟁으로 인한 군비 지출 경쟁이 벌어지면서 우리 무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우리 업체들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이 벌써 여럿 거론되고 있고, 입찰 일정이 지연됐다가 재개되는 프로젝트들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방산 수출 실적은 역대 최고인 지난해 실적(70억 달러)을 넘어, 100억 달러(12.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조금 더 미래의 이야기로 가보겠습니다.

새 정부가 한국판 나사(NASA), 항공우주청 설립을 필두로 한 우주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습니다.

어제(2일) 방산주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우리 업체들이 정확히 우주 관련해서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기자>

이 우주산업이라는 게 뜬금없는 얘기가 아니고요.

이미 30년전부터 쏘아 올린 인공위성, 우주 발사체 '나로호', 이런 것들이 다 우주산업과 관련이 있고, 당연히 우리 방산업체들이 얽혀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는 발사체 제작 공장을 비롯해 위성 개발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규모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고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리호 엔진 제작을 담당하고 있고,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개발 중입니다.

아직까지 매출은 크지 않지만 바꿔 말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 규모가 약 4조원인데,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됩니다.

이 비중을 늘리고, 다른 나라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거점으로서 항공우주청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고요.

그렇게 되면 자연히 국내 방산업체들의 우주 관련 매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방산3사 중에서 우주 관련 매출이 가장 많은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3년뒤 매출 목표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높여 잡고 있습니다.

<앵커>

정리하면 우리 방산업종은 민간 부문 수요가 먼저 증가했고, 수출도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미래 성장 동력도 갖췄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좋은 업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업체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기자>

여러 방산 전문가들과 시장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한국항공우주를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오프닝으로 인한 민항기 부품 수요가 지속되고 해외 완제기 수출도 늘면서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15%, 143% 증가할 전망입니다.

특히 내수 판매보다 마진이 높고, 고환율 추세에 따라 환차익까지 예상되는 해외 수출의 경우 당초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경공격기인 FA-50만 해도 수출 협상이 오가는 국가가 세네갈, 말레이시아, 폴란드, 콜롬비아 네 곳에 달합니다.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FA-50으로만 3조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것이고요.

고등훈련기인 T-50에서도 추가 수주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도입이 늘고 있는 무기 중 하나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스텔스기)인데,

그런 전투기들은 실전에 써야지 훈련용으로 쓰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훈련기인데요. 한국항공우주의 T-50은 F-35 조종사를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훈련기로 평가 받습니다.

즉, F-35가 잘 팔리면 T-50도 덩달아 잘 팔릴 수밖에 없단 소리고요.

그리고 앞서 1분기에는 우리 국방비 예산 집행이 적다고 했잖아요?

그 말은 연말로 갈수록 국방비 지출이 늘고, 해외 수주에 더해 국내 수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국내에서는 도합 8천억원 규모의 마린온 무장헬기와 소해헬기가 연말까지 개발될 예정이고요.

소형무장헬기 초도 물량 2,600억원, 무인기 3,760억원, 6천억원 규모의 군 항공통신체계 개량사업까지 수주가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철갑 두르는 세계…K-방산, 민수·군수 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