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 등 주요 증권사 4곳 영업익 40%↓…기저효과·거래대금 감소 영향도
"유동성 축소 등으로 실적 '정상화' 과정…중장기적인 성장 기대"

유동성이 회수되는 국면을 맞아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4곳(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4천420억원으로 작년 동기(7천848억원) 대비 4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천2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천618억원으로 56.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수료 수익이 작년보다 31.8% 감소했고 금리 상승 영향에 운용 수익 및 관련 이자수지가 73.6% 감소했다.

KB증권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천159억원, 1천5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9%. 47.8% 급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로 기업금융(IPO) 수수료가 76.1% 증가했으나 수탁 수수료(-43.7%) 및 금융상품 수수료(-17.1%) 감소로 총 순수수료 수익이 8.6% 줄었다.

긴축에 증권사들 1분기 실적 '울상'…채권 운용 악화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천45억원, 1천3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7.8%, 32.0% 줄었다.

회사 측은 "금리 상승에 따른 상품 매매익 감소와 큰 폭의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 수수료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천193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12.7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1천230억원)은 1년 전보다 5.71% 증가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집계한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2천1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은 37.5% 감소한 1천667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으며, 한국금융지주(2천727억원)와 삼성증권(1천669억원) 역시 각각 32.1%, 4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 주식 거래대금 감소·채권 금리 급등에 실적 부진
주식 거래대금의 감소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들고 주가 하락 등에 상품 운용 손익이 부진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지난 1∼3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제외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9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33조3천억원보다 40.7% 줄어든 규모다.

채권 시장 금리가 뛰어오른 점도 증권사 손익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금융 상품 설계 등을 위해 채권을 보유하거나, 직접 채권을 운용한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달 29일 3년 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2.958%로 작년 말 연 1.798%에서 116.0bp(1bp=0.01%포인트) 뛰어올랐다.

시장 금리가 급하게 뛰어오르면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이재우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50bp의 장단기 시장금리 상승이 일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증권사들의 채권평가 손실 예상 규모는 약 9천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실질 채권 운용 손익은 증권사의 트레이딩 및 헤지(위험 회피) 전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긴축에 증권사들 1분기 실적 '울상'…채권 운용 악화

◇ 유동성 회수에 실적 '정상화'…"중장기적인 성장 기대"
코로나19 이후 대거 풀린 유동성 등으로 지난해까지 주식시장 환경이 '호황'이었던 만큼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를 약화하는 요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 업종 5개사(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합산 올해 영업이익은 5조3천억원으로 작년(6조8천억원) 대비 2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5개사의 순이익 전망치는 작년(5조8천억원)보다 28.9% 감소한 4조1천억원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제시된 수치보다 4.4%, 순이익 전망치는 4.7% 감소하는 등 증권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달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증권주 투자 심리도 크게 식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의 외형이 커지고 기업금융(IB) 등 수익이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긴축에 증권사들 1분기 실적 '울상'…채권 운용 악화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저하는 증권업계의 공통적 사안"이라며 "시각을 달리하면 2020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의 증시 호황이 일시적인 국면이었다고 봐야 하며, 이제 증권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구 연구원은 "1분기 거래대금(ETF 포함) 평균치는 거래 회전율이 200%까지 하락한 결과여서 추세적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의 부진한 실적은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 이 연구원도 "거래대금이 최근 감소 추세긴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했고 주식 담보대출 규모도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상황이며, 증권사들의 외형이 커져 IB(기업금융)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별 회사들의 실적이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라는 밀물로 모든 배(증권사)가 떴던 상태에서 현재는 물이 빠지는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의 실력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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