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12시 퇴근"…'주 4.5일제' 한국 기업 어디길래[김병근의 남다른中企]
그로부터 17여년이 지난 2022년 4월. 주5일제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주4일 근무제' 도입 준비가 한창입니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경제 규모 1위에 올라 있는 캘리포니아에서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 500명 이상 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4일·32시간 근무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언제 이런 논의가 본격화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주5일제와 주4일제를 절충한 주4.5일제를 이미 시행 중인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보안 분야 강소기업 슈프리마가 주인공입니다. 이재원 대표가 창업한 이 회사는 일찌감치 2017년 하반기 주4.5일제를 시행하기 시작해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아침 8시에 출근해 12시에 퇴근하는 게 핵심입니다. 한 주 근무시간이 36시간으로 주5일제 대비 4시간 적습니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실적을 보면 기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슈프리마의 2021년 실적은 매출 725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4.5일제 시행 전인 2016년 대비 매출은 약 72.2%, 영업이익은 51.4% 증가했습니다. 페이스스테이션과 바이오스타 등 인공지능(AI) 기반 비접촉 발열 감지 및 얼굴 인식 솔루션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이들 제품은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서울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일본 노무라 부동산,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등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대 5억원 무이자 주택 대출 지원', '이주비 및 생활 안정 자금 제공' 등 다른 복지제도도 평판이 좋습니다. 외부 심리 상담 업체와 제휴를 맺고 익명으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休프리마 심리상담'도 운영 중입니다. 육아기 단축 재택 근무제를 시행함으로써 육아기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2022년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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