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최대 16% 하향…"5만전자 가능성 제한적"
금융투자업계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에 대해 향후 12개월 이내 달성가능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29일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공급망 충격과 수요 둔화, 약해진 성장 모멘텀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16% 낮춰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월 10만 5천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각각 8만7천원, 8만 8천원으로 기존 전망대비 약 16%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 10만 5천원이던 목표주가를 3월들어 9만 7천원으로 내린 뒤 이날 8만 7천원까지 재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성장주 하락과 메모리반도체·스마트폰의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도시 봉쇄 등 매크로 인슈가 장기화 되면서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기존의 예상을 밑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해 "중국 상하이 봉쇄, 유럽 전쟁의 영향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8개월 연속 감소 중이고, 이로 인해 반도체 시장 역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도 연구원은 "DRAM, NAND 공급 증가는 과거 대비 둔화되고, EUV 등 장비 입고 지연, 낮은 최신 공정 수율로 인해 메모리 업계의 신규 투자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김양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전방위적인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점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다고 봤다.

김양재 연구원은 "1분기 사상 최대 흐름에도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사업부문별 성장 모멘텀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압도적인 기술격차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OLED양산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제품의 경쟁이 심화되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점유율을 늘렸음에도 수요에 한계가 있다"며 "낙폭 과대에 따른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뚜렷한 주가 상승 계기 찾기 힘든 것이 현재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목표가 최대 16% 하향…"5만전자 가능성 제한적"
다만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5만원선에 진입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기업의 경쟁력을 감한 할 때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최근의 하락흐름을 벗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최도연 연구위원은 "매크로 인슈로 인한 수요 둔화로 실적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 목표주가를 낮췄지만, 우려를 선 반영한 주가"라며 "매크로 악재가 사라지면 주가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반도체 수요 둔화가 주가에 반영되었다는 시각과 함께 목표가를 낮추지 않은 증권사들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2분기 반도체 메모리 업황 회복이 가능하다는 전망 과 함께 지난해 11월 제시한 목표주가 11만 8천원을 그대로 유지했고, 유진투자증권도 2분기 실적이 상당폭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8만 8천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신영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메모리 업황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과 함께 지난 3월 제시한 9만 6천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요 부진 우려는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 사업의 확대, 유의미한 인수합병이 관철될 경우 주가는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업황이 예상보다 양호하고,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중국 상하이 폐쇄가 풀리면 업황 개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리스크 등 복합적 역풍에서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은 보기 드물게 의욕적"이었다며 "2분기 실적이 16조원 대로 상당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같은 관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가순자산비율(PBR) 2.2배를 기록한 뒤 최근까지 이어진 주가하락으로 PBR 1.4배에 근접하는 등 실적 대비 추가적인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기업가치를 비교한 데이터에서도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인텔, TSMC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팬데믹 초기 또는 2018년 말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 수준의 주가에서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목표가 최대 16% 하향…"5만전자 가능성 제한적"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