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였던 회사채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주요 5대 은행의 기업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88조1260억원으로 3월 말보다 2조60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5월(88조9027억원) 이후 2년여 만의 최대치다. 중소기업 대출과 소호 대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조5999억원 증가한 570조4413억원을 기록했다. 1년여 전보다 10.3%가량 늘었다. 소호 대출 잔액은 307조1171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643억원 급증했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 대출로 선회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회사채 발행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회사채 발행과 투자 수요 모두 둔화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조9001억원으로 전월보다 8.5%(1조1933억원) 감소했다. 일반 회사채는 발행 규모가 1조8370억원으로 전달(5조3750억원) 대비 65.8%(3조5380억원) 급감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대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주요 5대 은행의 지난해 1~3월 중소기업 담보대출 금리는 연 2.34~4.74%에서 올해 2월 연 2.85~5.39%로 뛰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