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1분기 깜짝 실적에 카뱅 제쳤다
신한지주가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발표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제쳤다. 카카오뱅크는 고평가 부담에 외국인이 매도세를 지속하면서 시총이 상장초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전날 0.24% 내린 4만2050원에 장을 마쳤다. 신한지주는 지난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날 기준 시가총액이 21조723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에 이어 신한지주도 카카오뱅크를 제쳤다.

이달 초 5만원대였던 카카오뱅크는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카카오뱅크는 2.64% 하락한 4만2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0조2145억원으로 줄었다. 상장 직후 시총이 40조원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이처럼 금융주 순위가 뒤바뀐 데에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꼽힌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전날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주식 333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지주는 3491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KB금융도 6509억원 규모로 매수했다. 현재 금리인상기로 금융주에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만 매도세로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보다 이에 따른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주와 달리 고평가 부담이 있다는 것도 외국인이 매도세로 나서는 이유로 풀이된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0.91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높은 시가총액 내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기 위해선 자산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금리대출 강제 취급,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신용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만큼,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차별화된 수수료 이익 창출이 중요한데, 다른 은행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회사 전환 후 비은행 강화 전력을 펼쳤다"면서 "카뱅의 경우 자본력의 한계는 물론, 동일 기업 집단 내 카카오페이의 존재로 신규 사업 진출에도 제약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신한지주는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세에 힘을 더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2일 1분기 순이익이 1조4004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자 이익이 개선되면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1분기 이자 이익은 2조487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4% 늘었다. 순이자마진(NIM)도 1.89%로 지난해 1분기(1.81%)보다 상승했다.

신한지주에 대해선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신한지주의 목표가로 5만6000원을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배당 성향 외의 부분을 자사주 소각에 활용할 의지를 밝혔다"며 "실적 상향 조정과 더불어 추후 이익잉여금에서 예상 소각분을 차감하면서 기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올해가 실적 정상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경완 연구원은 "지난 2년간과 달리 향후 실적 불확실성도 크게 없는 편"이라며 "신한금융투자의 여의도 사옥이 성공적으로 매각되면 2000억원 이상 추가 상향 여지도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