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국내 수입전기차 시장…테슬라 쫓는 유럽 브랜드
우리나라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완성차 브랜드 간의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시장 구도가 유럽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전기차 확대로 인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진 양상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산업 동향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5천278대로 이 가운데 테슬라의 점유율은 51.2%(2천676대)였다.

테슬라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79.7%보다 무려 28.5%포인트(p) 빠진 것이다.

반면 KAIDA 회원사로 등록된 다른 수입차 브랜드 전기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0.3%에서 올해 1분기 48.8%(2천576대)로 급등했다.

우리나라 수입 전기차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시피 하던 테슬라를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이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가장 두각을 드러낸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올해 1분기 EQA 466대, EQS 176대, EQC 86대 등 728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7배나 늘었다.

테슬라를 포함한 전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벤츠는 점유율 13.8%를 기록,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춘추전국시대' 국내 수입전기차 시장…테슬라 쫓는 유럽 브랜드
벤츠와 함께 수입차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 BMW도 ix3 등을 앞세워 450대를 판매하며 8.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포르쉐도 타이칸을 통해 405대의 전기차를 팔아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이 밖에 아우디, 미니 등 독일계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폴스타와 볼보, 푸조 등 다른 수입차들도 전기차 출시 및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대표 브랜드 입장에서는 테슬라만 견제하면 되던 기존 상황에서 이제는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물론 다양한 브랜드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국내 수입전기차 시장…테슬라 쫓는 유럽 브랜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현대차·기아 등 국산 브랜드들과 전기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내연기관에 강점을 갖고 있던 유럽 브랜드들도 가세하며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는 유럽 브랜드들도 판매에서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른 친환경차를 줄이고 전기차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AIDA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수입차 브랜드의 연료별 완성차 판매(등록) 현황을 보면 전체 6만1천732대 가운데 휘발유차가 3만98대(비중 48.8%)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이브리드차 1만5천993대(25.9%), 경유차 8천924대(14.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4천141대(6.7%), 전기차 2천576대(4.2%)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1%(822대)에서 3.1%p나 올랐다.

통상 1분기에 보조금 지급 기준 확정을 기다리는 탓에 전기차 수요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플러그인 자동차 합산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입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의 재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브랜드들이 그동안 과도기적 전동화 전략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에 공을 들였지만, 이제는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2019년 3.0%, 2020년 3.8%에서 지난해 7.1%(1분기는 7.4%)로 급격히 확대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6.7%로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