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前 부회장
구본성 前 부회장
아워홈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장녀 구미현 주주와 손을 잡으며 우호 지분 58.62%를 확보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새 이사 선임에 나섰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구지은 부회장
구지은 부회장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 측은 최근 아워홈에 새 이사 48명 선임을 목적으로 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했다.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에 대한 건이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역시 이사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워홈을 경영 중인 구지은 부회장은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가 힘을 합쳐 합산 지분율이 59.6%에 달했을 때 21명의 이사를 선임했다. 이들 이사가 대거 편입된 이사회는 구 전 부회장(당시 부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하고 구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구 전 부회장의 행보는 기존 구 부회장이 선임한 21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구 부회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목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끝날 것 같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한 것을 배당금과 연관시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 체제이던 2020년 구 전 부회장에게 299억원, 구미현 주주에게 149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회사는 적자 상태였고 배당금액은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무배당을 결정했다.

쫓겨났던 아워홈 장남 "이사 48명 선임" 주총 소집
식자재 유통업체인 아워홈은 창립자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99%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구미현 씨가 20.06%(자녀 지분 0.78% 포함), 차녀인 구명진 씨 19.6%, 삼녀인 구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구조를 감안할 때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이 붙으면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3일 아워홈 지분 20.06%를 보유한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손잡고 지분 매각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아워홈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은 바 있다. 이 지분을 인수하는 측은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구 전 부회장은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5월 예비입찰을 받아 7월 말까지 낙찰자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구 전 부회장 측은 "빠른 실사와 매수자에 협조적인 이사진 구성으로 신속하게 매각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