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운임이 14주 연속 하락해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지난해 초부터 급격히 치솟은 해운 운임이 조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중국의 상하이 봉쇄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4주 연속 하락…해운 운임 '기현상'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2일 기준 4195.98로, 1주일 전인 지난 18일(4228.65)보다 32.67포인트 하락했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운임지수를 계산한다. 올 1월 초 5109.6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7월 말(4196.24) 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국 동부·서부와 유럽 노선 등 모든 노선 운임이 하락세를 보였다. 해운 운임은 코로나19에 따른 선복량(적재 공간) 부족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유례없이 상승하기 시작해 같은 해 11월 2000포인트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4월 3000포인트, 7월 4000포인트, 12월엔 5000포인트를 연이어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저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생산성 둔화 등이 해운 운임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경제수도’ 상하이 전체를 4주째 봉쇄하고 있다. 상하이항을 떠나는 물동량이 줄면서 운임도 함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해운 운임이 다시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발(發) 물량이 갑자기 쏟아지며 병목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2분기는 물동량이 증가하는 성수기다. 한국무역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 기업의 절반 이상은 글로벌 물류대란이 올 하반기 또는 2023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