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계열 도시가스 업체인 예스코홀딩스가 대신증권, 맥쿼리인프라 등 고배당주를 5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이 회사는 2020년 해외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700억원 넘는 손실을 냈다. 위험자산에서 쓴맛을 본 후 안전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배당株 500억 쓸어담은 예스코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예스코홀딩스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대신증권 지분 1.76%(89만4533주)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12월 184억1700만원을 투입해 대신증권 주식을 매입한 후 최근까지 쥐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맥쿼리인프라 주식 243만425주도 작년 9월 316억원에 매입해 보유 중이다.

이 회사가 매수한 대신증권과 맥쿼리인프라의 작년 배당수익률은 각각 6.7%와 5.3%다. 지난해 상장사 평균 배당수익률(1.52%)을 크게 웃돈다. 두 회사 주식을 500억원어치 매입한 예스코홀딩스는 올해 배당수익으로만 21억원을 올렸다.

예스코홀딩스는 자회사 예스코를 통해 도시가스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 141만 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로, 연간 200억~3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사업은 안정적이지만 투자 성과는 좋지 못하다. 이 회사는 2016년 음성인식 기술 업체인 에바오토메이션에 116억원, 2017년 싱가포르 식음료 배송 스타트업인 어니스트비에 198억원을 투자했다. LS가(家) 장손 구본웅 마음그룹 대표가 운영하던 미국 벤처캐피털(VC) 포메이션8이 투자한 회사들이다. 하지만 투자한 업체들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최근 월드비즈니스렌더스(WLC)에도 422억원을 대출했지만, 회수에 실패해 모두 손실 처리했다. 7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사라지면서 이 회사는 2020년 7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