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1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등급 전망도 기존과 같은 ‘안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재정적자 흐름이 고령화로 인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한국의 신용등급 Aa2는 무디스의 등급 분류상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2015년 12월 Aa2 등급이 된 뒤 6년4개월째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한국과 같은 등급을 받았다.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미국, 호주 등 14개국이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유지된 것은 무디스가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견고하다고 평가한 영향이다. 무디스는 “다변화된 경제구조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 경제는 2.7% 성장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수년간 2%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무디스의 평가에 대해 “지난 2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준 견고한 기초체력과 회복력을 무디스가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정책 방향을 적극 공유해 국가 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디스는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고령화’를 지목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생산연령대 인구가 향후 20년간 23%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국가 재정에 압박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령화로 인해 재정적자 축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무디스는 “재정 흑자가 발생하던 과거에서 이탈해 재정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채무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용성장과 고령화 대응을 위해 확장재정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무디스의 판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북 문제 등 대내외 안보 이슈도 국가신용등급의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서는 긴장 조성 정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