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
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의 생태계가 융합될 것입니다”

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는 어드레서블(Addressable) TV 광고 전도사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같은 시간에 같은 채널을 시청하더라도 TV마다 타깃팅된 다른 광고가 집행되는 것을 가리킨다.

백 대표는 어드레서블 TV 광고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2011년 특허를 냈다. 2015년 9월 SK브로드밴드가 애니포인트미디어의 어드레서블 TV 광고 플랫폼을 채택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듬해엔 상용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서 2017년 LG유플러스도 애니포인트미디어를 통해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Q: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A: 셋톱박스에 저장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시청자의 특성을 알아내고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가구의 약 88%가 IPTV를 시청하고 있어서 어드레서블 TV 광고의 기반은 충분하다.

전통적인 TV 광고 시장은 매우 빠르게 감소하고, 디지털 광고는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를 융합시킬 대안이다. 어드레서블 TV 광고가 전통적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의 장점을 모두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니포인트미디어는 해당 분야 최고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현재 1300만 이상의 가구를 대상으로 어드레서블 TV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어드레서블 TV의 커머스 적용은

A: TV 시청 이력을 분석함으로써 광고 뿐만 아니라, 커머스(홈쇼핑) 및 콘텐츠 제공 등 TV를 통한 다른 서비스들도 개인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TV에 ‘바운스 레이트(bounce rate)’ 개념을 도입한 특허를 등록했다.

바운스 레이트는 특정 채널에 진입한 시청자 중 특정 시간 이내에 빠져나간 시청자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어느 채널에 100명이 진입해 5초 이내에 65명이 빠져나갔다면 바운스 레이트는 65%다. 채널 운영자 입장에서는 많은 시청자가 오랫동안 머물러야 하므로 바운스 레이트가 낮을수록 좋다.

여러 홈쇼핑 채널들의 바운스 레이트를 비교하면 어느 채널이 시청자들로부터 인기가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특정 셋톱박스에서 여러 상품별 바운스 레이트를 측정함으로써 해당 가구가 어떤 상품들에 관심을 보이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분석결과를 종합해 홈쇼핑 채널이 바운스 레이트를 낮춰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게 된다.

Q: 사업 진행 상황은

A: 국내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선 동남아 사업자를 대상으로 우리 플랫폼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동남아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인 인도네시아의 Telkom Indonesia가 우리 플랫폼을 채택했다.

코로나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동남아를 넘어 인도, 유럽, 중동, 북미, 중남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세계 여러 지역의 사업자를 접촉하고 업무를 진행하기가 어려워 글로벌 방송 SI 업체와 제휴했다. 글로벌 방송 SI 업체인 NAGRA와 협력해 Telefonica와 같은 대형 사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광고 생태계를 갖춘 구글은 디지털 비디오 광고의 가장 큰 손이다. TV 광고와 유튜브 광고를 통합하려면 구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애니포인트미디어는 구글이 어드레서블 TV 광고와 관련해서 파트너로 선정한 글로벌 기업 2개 중 하나다.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의 생태계가 융합될 것입니다”

Q: 애니포인트미디어 마케팅의 특징은

A: 일반 소비재 상품이 아니라, 어드레서블 TV 광고 플랫폼을 마케팅해야 한다. 그래서 대상 고객이 전세계의 방송 플랫폼 사업자(IPTV, Cable, 위성방송사업자)다.

영업 파트너를 통할 수도 있지만, 초기라서 잠재 고객의 니즈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직접 마케팅과 영업을 우선 시도하고 있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해 글로벌 IT 플랫폼 영업이 가능한 조직을 구성하고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Q: 본인의 경력은

A: 서울대 공대(1984년 졸업), KAIST 석사(1986년 졸업) 후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3년 일했다. 이 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생산관리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며 IT 분야에 진출했다.

프로그래밍이 너무 재미있어, 국가연구소라서 오후 5시면 퇴근해도 되는데 매일 밤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시간을 보냈다.

1992년 미국 휴스턴대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시시피 주립대에서 산업공학과 조교수로 3년반 근무했다. 1996년 3월부터 한국외국어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일하다 2000년 7월 사직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애니포인트미디어를 설립했다. 미국 등록 특허 23개, 한국 등록 특허 40여개를 갖고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백원장 대표는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가 아닌 기술플랫폼의 마케팅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그 분야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을 위해서 끊임없이 진지하게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어 소통 능력을 키우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의 조언은 비단 기술플랫폼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트렌드 읽기, 글로벌 시장을 향한 노력은 많은 마케터들이 다시 한번 새겨들을 만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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