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체 아워홈의 ‘구지은 부회장 체제’가 흔들리게 됐다. ‘남매의 난’에서 패배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장녀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60%에 달하는 남매의 지분이 시장에 나오면서 구 부회장의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지분 매각 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구미현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참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구본성·구미현 남매의 지분율은 58%에 달한다.

아워홈 '남매의 난' 새 국면…구본성 지분 매각에 장녀도 동참
아워홈은 창립자인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38.8%로 1대 주주이며 삼녀 구지은(20.6%), 차녀 구명진(19.6%), 장녀 구미현(19.2%) 등 세 자매가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경영 악화 등의 요인으로 지난해 6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뒤 올 2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매물로 나온 구 전 부회장의 지분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진 못했다.

지분 38%로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구 부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창사 이후 최초로 무배당을 결정하면서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구미현 주주의 지분이 더해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 지분을 사들이는 주체는 곧바로 아워홈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은 물론 과반 지분을 얻어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

구본성·구미현 남매가 다시 한번 손을 잡은 것도 관전 포인트다. 2017년 있었던 경영권 분쟁 당시 구미현 씨가 구본성 당시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구지은 씨의 아워홈 경영 복귀가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 작년에는 구미현 씨가 구지은 씨에게 힘을 실어줘 구본성 부회장의 해임을 도왔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오는 5월에 예비 입찰을 받아 7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는 “원활한 매각 진행과 합리적인 주식가치 평가를 위해 구미현 주주에게 지분 동반 매각을 적극 제안했다”며 “‘최대주주 프리미엄’이 더해져 더 높은 주식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