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S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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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보며 은행 업무를 해결하는 일상이 확산할 전망이다. 유통기업들이 금융업계와 협업한 특화매장 조성에 팔을 겉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서울 광진구 소재 광진화양점을 자사 '디지털 혁신 점포 1호점'으로 개편했다. 슈퍼마켓업계에서 최초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점포라고 GS리테일은 소개했다.

해당 매장에는 기존 ATM보다 고도화된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디지털데스크를 활용해 고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은행 직원과 화상으로 예금과 적금, 대출 등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 키오스크에서는 은행 지점 방문이 필요한 체크카드와 OTP카드 재발급 등의 업무를 24시간 해결 가능하다.
사진=GS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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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점포 내 은행 서비스 공간에 들어서면 로봇 컨시어지가 이벤트 등을 안내하는 점도 특징이다.

GS리테일은 앞서 자사 편의점 GS25에서도 혁신점포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고한읍에 연 GS25 점포는 은행 업무 시간보다 4시간 확대 운영된다. 퇴근 후 여유 있게 대면 상담이 가능해 고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게 GS리테일의 설명이다.

GS25는 신한은행과도 지난해 10월부터 강원 정선군에 혁신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들도 적극적으로 은행권과 손을 잡고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상반기 안에 DGB대구은행과 함께 은행과 편의점의 경계를 허문 퓨전형 특화매장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 안에 편의점 매장을 구축하거나 편의점 안에 은행이 공존하는 협업 매장을 열기로한 것이다.

손승현 세븐일레븐 금융서비스부문장은 "이번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 기반 주요 은행과의 금융서비스 제휴 모델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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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하나은행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50여 가지 업무 처리가 가능한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을 선보였다.

이는 디지털전환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점포를 줄이고 나선 은행업계와 고객 발길을 잡아야 하는 편의점, 슈퍼마켓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은행업계에선 모바일뱅킹이 활성화하면서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영업점을 최근 몇 년간 줄이고 나섰다. 일례로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영업점 수는 전년보다 224곳 줄어든 3079곳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3525개)과 비교하면 2년 사이 10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도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비스 다각화 차원에서 은행권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양새다. 선두권인 CU와 GS25의 전국 가맹점포 수는 1만5000여개에 달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바야흐로 생활 서비스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편의점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보험 계 약도 점포에서 맞을 수 있는 만큼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도 규제 완화와 함께 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