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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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에 대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지정자료)를 허위 제출한 혐의로 경고 조치했다. 2018년과 2019년 삼성그룹 소속 회사 중 각각 2곳과 3곳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을 공정위는 문제삼았다.

11일 의결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삼성의 동일인(총수)인 이 부회장이 2018년과 2019년 계열사 사외이사가 보유한 회사들을 삼성 소속 회사에서 누락한 허위 지정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한 데 대해 경고 조치했다. 누락한 회사는 발벡케이피엘코리아·발벡케이피엘파트너스·발벡케이피엘자산운용 등 2018년 2곳, 2019년 3곳이다.

지정자료는 해마다 공정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 집단)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사 현황, 친족(혈족 6촌·인척 4촌 이내) 현황, 임원 및 계열사 주주현황 등의 자료를 가리킨다.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인식 가능성과 행위의 중대성, 삼성이 공정위에 누락 사실을 알린 점 등을 고려해 조치 수준을 경고로 정했다.

공정위는 누락된 회사들이 동일인이나 친족이 아닌 계열사 사외이사가 지배하는 회사인 점, 당시 지정 실무 담당자조차 누락된 회사를 삼성 계열사로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봤다. 아울러 실무자가 뒤늦게 위반 행위 인지 후 공정위에 알린 점 등을 고려해 인식 가능성이 '하(경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 위반 행위의 중대성은 '중(상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누락된 3곳의 지정자료 포함 여부가 삼성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3곳에 대한 계열 편입이 1년 이상 지연된 점 등이 반영됐다.

공정위는 피심인인 이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심사보고서 상의 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경고 조치 의견을 수락, 이 부회장 출석 없이 해당 사건 심의를 약식으로 진행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